檢, 조국·임종석 소환 '만지작'…'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靑 윗선 수사 불가피

입력 2019-02-27 18:07  

檢 "소환일정 정해진 것 없다"


[ 정의진/고윤상 기자 ] ‘환경부 블랙리스트’ ‘민간인 사찰 의혹’ 등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을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 피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주요 피고발인에 대한 소환 일정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한발 물러나는 듯했으나 고발 사건의 중요 피고발인인 만큼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 소환 없이 수사를 종료했다간 ‘부실수사’ 논란을 정면으로 맞을 수밖에 없어서다.

조 수석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검찰 수사관)이 청와대 근무 당시 민간인 불법사찰을 비롯한 여러 비위를 목격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김 전 수사관이 여권 인사인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비위 의혹을 보고했지만 청와대 윗선에서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도 있다.

또 김 전 수사관은 환경부로부터 지난해 1월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표 제출 현황을 담은 문건을 받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특감반 의혹을 두고 조 수석과 임 전 실장을 고발했다. 청와대 윗선이 임 전 실장이라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 수석이나 임 전 실장이 고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다녀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이 지난 14일 환경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환경부가 산하기관 사표 제출 현황을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청와대가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디까지 보고됐고, 보고에 따른 지시는 무엇이었는지 등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의 핵심 줄기를 확인하기 위해선 결국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대한 소환이 필요하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전날 한국당 의원 60명이 수사 상황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총장 접견실을 점거한 것에 대해 “검찰은 맡은 업무를 바르게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반응을 내놨다.

정의진/고윤상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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