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차 때보다 더 성공 확신"…김정은 "고민·인내 필요했다"

입력 2019-02-27 22:58   수정 2019-03-29 00:31

트럼프-김정은 하노이 정상회담

260일 만에 다시 만난 트럼프·김정은
20분간 단독 면담 후 1시간30분 '친교 만찬'



[ 주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부터 두 시간 동안 단독 면담과 친교만찬을 하며 이틀간의 ‘핵담판’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하며 비핵화를 촉구했고, 김정은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인내’와 ‘고민’이 있었다며 “훌륭한 결과를 확신한다”고 했다.

전날 베트남 하노이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이날 메트로폴호텔에서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먼저 말문을 연 건 김정은이었다. 김정은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이번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적대적인 낡은 관계가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고 했다”며 “260일 만에 여기에 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어느 때보다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선 기대를 드러냈다. 김정은은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돼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은 성공적이었다”며 “일부에선 더 빠른 진전을 바라는 시각도 있지만 나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핵 협상에 대한 미국 조야의 광범위한 회의론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어 “이번 회담이 1차 회담과 똑같이, 또는 보다 더 성공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김정은과 관계는 매우 좋다”며 김정은과의 개인적 신뢰를 강조했다. 비핵화 시 북한에 펼쳐질 밝은 미래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말했듯이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 엄청난 미래를 갖고 있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도울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위대한 지도자 밑에서 계속 잘할 것으로 믿는다”며 “그런 성공을 계속 보길 기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만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장에서도 “김정은과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선 김정은을 처음으로 “내 친구”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베트남처럼 빨리 발전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베트남 주석, 총리와의 연쇄 회동에서도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북한에 본보기”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경제발전을 택한 베트남의 길을 강조하며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친교만찬은 ‘3+3’ 형식으로 이뤄졌다. 미국 측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참석했다. 북한 측에선 김정은 외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배석했다. 당초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이날 만남은 28일 본회담을 앞둔 탐색전 성격이 강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8개월 만에 재회하는 소회를 나누고 개인적 신뢰를 다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서로 타진하는 말들이 오갔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이날 오후 8시30분(현지시간)께 만찬을 마치고 각자 숙소로 돌아가 다음날 열릴 정상회담 ‘본게임’을 위한 최종 점검에 들어갔다. 28일 정상회담도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린다. 미국과 베트남 관계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이기도 하다. 메트로폴호텔은 1965년부터 1975년까지 10년간 이어진 베트남전쟁 때 미군의 공습을 받은 곳이다. 호텔에는 공습에 대비한 지하벙커 시설이 보존돼 있다. 44년 전 미군의 폭격을 받은 곳이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장소로 거듭난 것이다.

하노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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