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리모토 타다시 오사카 세이요통상 대표
▶민경진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 민경진 기자입니다. 오늘은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 일본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쿠리모토 타다시 세이요통상 대표님 모시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일본 부동산 생각하면 ‘잃어버린 20년이다’ ‘빈집 공포’ 이런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되게 많은데 실제로 일본 부동산이 지금도 침체기인가요?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지금 말씀하셨던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은 어느 면에서 보면 사실입니다. 일본에는 약 30년 전에 버블시대란 게 있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가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근데 그건 1991년에 끝나고 그 이후 계속해서 떨어졌습니다. 2004년부터인가? 그 아베노믹스 전에 고이즈미 전 총리 때 ‘고이즈미 버블’이라는 게 있었어요. 펀드 버블이라는 말도 있는데. 고이즈미 총리 시절인 2005~2006년 그때 굉장히 올라갔어요. 그런데 2008년에 리먼 쇼크가 왔죠. 다시 한 번 내려가서 그 이후 정치가 민주당 정권으로 바뀌고 도호쿠 대지진이 있었잖아요. 그때 좀 안 좋았는데. 2012년부터인가? 아베노믹스가 시작돼서 그 이후는 계속해서 (부동산 시장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민경진 기자
여러 현지 언론보도를 보면 도쿄 인근에 사이타마(埼玉)라든지 치바(千葉), 가나가와(神奈川)에 있는 40~50년 된 맨션이나 아파트들은 너무 노후도도 심하고 공실도 많고. 이런 상황도 병존하는 거 같은데. 그런 것은 어떻게 봐야 할지.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글쎄요. 물론 공실 문제, 그거 일본에서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히 시골에 가면 사람도 줄고 공실, 빈집이라고 할까요? 사람이 없는 집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앞으로 일본의 사회 문제가 되겠다, 이렇게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투자 시장만 보면 시골에 물건을 투자하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일본 중심지, 특히 대도시인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나고야에서는 그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사람들이 중심지에 모여 있기 때문에 가격도 올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심과 시골의 격차라는 게 좀 심각하고, 그게 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민경진 기자
격차라는 말씀하셔서 생각이 났는데. 오르는 데는 계속 오르고 떨어지는 데는 계속….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특히 일본 중심지는 올라가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많이 와서 많이 투자하고 있어요. 그런 지역은 올라가고 있는데 교외에 가면 가격은 내리고 가치도 떨어지는 물건이 좀 있어요. 그런데 너무 시골에 가면 그 마을 자체가 없어지는 문제가 있어요. 너무 오래된 건물, 예를 들면 태평양 전쟁 이전에 만들었던 건물은 문화재적인 가치가 있다고 해서 카페로 바뀌고, 레스토랑 이런 식으로 바뀌고요. 관광지로 유명하게 하고 이런 건물이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일제 시대 건물이 지금 카페가 되고, 레스토랑으로 바뀌고, 인기가 있다,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 있는데. 그런데 그 이후 예를 들면 1960년대 정도에 만들었던 아파트는 좀 문제입니다. 50~60년 된 아파트는 리노베이션을 하려고 해도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들잖아요?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건물을 한꺼번에 다 한 사람이 다 가지고 있으면 예를 들어 “재개발 하겠다” 아니면 “팔겠다” 하면 뭐 다 해결되잖아요? 그런데 아파트는 방 하나씩 소유자가 다르지 않습니까? 특히 옛날 건물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살고 있고 “재건축하자” 하더라도 “난 돈이 없다. 이런 거 못 한다” 이런 사람도 많고요. “아니다 다시 재건축하고 싶다” 이런 사람도 있고요. 일본에 구분소유법이라는 법이 있는데 전체의 5분의 4 이상의 동의가 없으면 재건축할 수 없습니다.
▶민경진 기자
한국의 재건축 요건보다 더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훨씬 더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예, 그러니까 재개발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고, 그게 사회적으로 좀 문제가 되고 있어요.
▶민경진 기자
관광객 증가가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관광이라는 것은 물론 관광객들이 거기서 사는 게 아니라 며칠 있다가 다시 돌아가잖아요? 그래서 ‘그런 영향 별로 없다’ 이런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게 아니고 사람이 오면 며칠 동안도 거기서 자고, 거기서 식사하고 이런 부동산의 용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관광객들이 많이 있으면 그 지역은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겠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여행으로 와서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 살고 싶다’ 이런 사람들도 늘어나고 예를 들면 홋카이도 니세코(ニセコ)라는 유명한 스키장 있는데 눈의 질이 너무 좋대요. 그래서 호주라든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와서 (그곳에) 집을 샀대요. 그러니까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대도시보다 좀 높을 수도 있겠죠. 중국 사람들이 후지산을 볼 수 있는 장소라든가, 교토, 오키나와, 그쪽을 많이 좋아하니까. (그쪽 지역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사서 가격이 많이 올라갔어요.
▶민경진 기자
한국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구가 줄어드는 건 일본이랑 비슷한데 오르는 데는 오르고 나머지 부동산은 이렇게 확, 약간 이렇게 침체되는 그런 현상이 일본처럼 이어질까요?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가능성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버블이 있어서 잃어버린 20년이라는 게 있잖아요? 근데 제가 보기에 한국은 잃어버린 20년의 새 시작이 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 제가 지금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앞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 근데 하여간 너무 가격이 올라갔잖아요. 일반 회사원들이 서울 시내에서 집을 살 수 없을 만큼 가격이 올라갔잖아요. 그런데 앞으로 인구가 줄고 그러면 그 상태가 언제든지 계속될 수 없어요. 나라 전체가 이렇게 되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강남 같은 인기 있는 지역은 아직 올라갈 가능성도 있고. 그런데 교외나 시골에 가면 좀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민경진 기자
예를 들어 도쿄의 미나토(港)구나 추오(中央)구, 지요다(千代田)구 같은 중심 지역은 어떤가요?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네, 중심은 언제든지 비싸요. 좀 교외나 시골에 가면 좀 떨어지고. 이런 격차가 한국에서도 있을 겁니다.
▶민경진 기자
그런 격차의 폭이 좀 더 커질 수도 있고.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네네.
▶민경진 기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쭙고 싶은데요. 지금 서울 집값이 좀 세계적으로 비교하거나 도쿄랑 비교해봤을 때 조금 어떻게 아직 좀 비싼 편인가요?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오사카보다 비싸지. 제가 아는 한국 분들이 서울에 가진 아파트 팔면 오사카에서 똑같은 규모의 것 두 개 살 수 있다고 뭐 이런 말을 해요.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이러면 오사카에 이민 가서 하나는 자기가 살고 하나는 대출(임대)하면 좋지 않느냐? 이런 상황이 가끔 와요. 옛날에 제가 사무소에서 근무했을 때 선배님들의 이런 나이 드신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한국도 보면 버블이 아니냐, 뭐 이런 것도 조금 생각하고 있어요.
▶민경진 기자
집코노미TV, 오늘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님 모시고 일본 부동산에 대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개괄적으로 30년에 걸쳐서 정말 자세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이상 집코노미 TV였습니다.
▷쿠리모토 타다시 대표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민경진 기자 촬영·편집 오하선·한성구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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