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재출마 선언에 판세 들썩
이재한·이재광 세몰이 나섰지만 표 갈리며 김 회장 승리로 끝나
[ 김진수 기자 ] ‘거물 김기문 재등판… 벌써 달아오르는 ‘중통령’ 선거.’
작년 8월 16일 한국경제신문은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중소기업중앙회장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설’로만 돌던 김 회장의 재출마가 표면화되자 선거전이 불붙기 시작했다. 거론되는 후보 중 김 회장만큼 지명도가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파장은 컸다. 준비하던 후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 쪽으로 표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전 단속에 나선 것이다. 현직인 박성택 회장은 이미 불출마를 결심한 상태였다.
이재한 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과거 박 회장을 당선시킨 세력의 지지를 받고 출마했다. 4년 전 선거에서 2위를 한 뒤 긴 시간 중앙회장 자리를 준비한 이재광 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당황했다. 자신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김 회장이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과 이재광 이사장은 만나 단일화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보는 없었다. 각자 출마키로 했다. 중앙회 부회장만 12년을 한 주대철 방송통신산업협동조합 이사장도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섰다. 원재희 폴리부틸렌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스마트공장 전도사임을 앞세워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초반 김기문 후보의 바람몰이가 시작됐다. 과거 그와 함께 일한 원로들, 더 강력한 중앙회를 원하는 이사장들이 넘어왔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인 이재한 후보는 여당과 가깝다는 점을 앞세워 표를 모았다. 선거전이 본격화되자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고소 고발 등도 잇따랐다. 이런 비방전에 일부 언론도 가세했다.
지난 2월 초 공식적인 선거전이 시작되자 각 후보는 당선을 장담하며 세력을 늘려갔다. ‘2강2중1약’, ‘1강2중2약’ 등 판세에 대한 각종 설이 난무했다. 2월 중순 김 후보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여권과의 관계가 좋지 않을 것이란 루머와 3선 도전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막판 판세는 김기문 이재한 이재광 후보 3파전이었다. 결선 투표의 합종연횡에 따라 회장이 결정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예상대로였다. 28일 선거 당일. 오전 11시께 투표가 치러졌다. 투표권이 있는 이사장 563명 중 541명이 참여한 1차 투표 결과 김기문 188표(34.8%), 이재한 131표(24.2%), 이재광 119표(22.0%), 원재희 76표(14.0%), 주대철 27표(5.0%)를 얻었다. 결선 투표에서 김 후보가 26대 중앙회장에 당선됐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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