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약속 깨면 즉각 '관세 폭탄'…USTR "매달 점검하겠다"

입력 2019-02-28 17:45   수정 2019-03-3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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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담판 강경파 라이트하이저
美 하원 출석 '이행 장치' 강조



[ 이상은 기자 ]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사진)가 27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겠다는 위협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협상이 타결된 것은 아니며 여전히 이뤄져야 할 것이 많다”고 했다. 중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할 방법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무역협상 타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CNN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해 “미·중 무역협상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합의 전까지 이뤄져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좀 더 산다고 약속하면 그걸 받아들이면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엔 지금 다루고 있는 이슈들이 너무나 중대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우리에게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고도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중국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이 지식재산권을 도용당하고 기술을 넘기라는 압박을 받는 점을 지적하며 “더 공정한 경기장을 만들 수 있는 구조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90일간 휴전을 선언한 미·중이 벌이는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은 ‘이행장치’다. 미국은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최대한 강한 벌칙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대로 중국은 이 대목에서 강력하게 저항했다. 그는 “이런 조항(강력한 이행장치) 없이는 (협상 내용이) 진짜 구속력을 가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의 협상은 모두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해야 하며 이행을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과 중국 정부의 각급 레벨에서 정기적으로 이행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실무급에서는 월별로, 차관급에서는 분기별로, 각료급에서는 반기별로 만나 이행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중국의 약속 불이행 시 관세 폭탄을 때릴 수 있도록 하는 ‘스냅백’ 조항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환율 문제에 관해서도 양측의 의견 차가 남아 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중국에 경쟁적 평가절하를 하지 않도록 약속할 것, 시장 개입 여부를 투명하게 밝힐 것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날 발언들은 대체로 중국을 더 밀어붙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협상 타결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여 온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하루 전에도 “중국과의 무역 협정 그리고 그 이상이 보다 진전된 단계에 이르렀으며 양국 관계는 아주 강하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율 인상을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는 트윗을 날렸다.

니얼 퍼거슨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트럼프 대통령 간에 긴장 관계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제지하고 중국과 적절하지 않은 합의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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