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문가, 김정은 탈선 우려
군사 긴장감 높이는 카드 쓸 수도
[ 이현일/정연일 기자 ]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이 중장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부 언론에선 최악의 경우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알리 메르트한 뒨다르 앙카라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누가 ‘보스’인지를 세계에 명백히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회담 결과가 좋지 못한 것은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정권을 유지하려는 김 위원장에게 큰 실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북한과 대화하려는 노력만 보여도 자국 내에서 크게 비판받지 않겠지만, 북한은 가혹한 경제제재로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워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북한이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전략으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력을 계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을 강조하며 “경제제재가 계속돼 통치 자금도 고갈될 위험에 처한 김정은이 ‘1분이라도 소중하다’며 조바심을 보였다”며 “새로운 길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도발 모드로 회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재를 요구하면서 미·북 협상의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러시아 등 우방국에 경제발전을 위한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조시 로긴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는 “이번 회담은 명백히 김정은의 승리”라고 해석했다. 그는 “김정은은 논의를 계속하면서도 핵개발을 이어갈 수 있게 됐고, 국제사회는 김정은을 새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줄여나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현일/정연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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