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인 연령 50대 가구주의 가계 월평균 가처분소득이 금융위기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도 일부 포함된 50대는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있는 연령층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0대가 가구주인 가계의 명목 월평균 가처분소득(전국·2인 이상)은 41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4%(10만2000원)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분기(-2.9%)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가처분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은 가계의 실질적인 경제 여력이 줄었다는 의미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구 가처분소득이 1년 전보다 2.1% 는 점과 비교하면 50대 가장 층의 수입 감소폭이 유난히 크다는 뜻이다. 가처분소득은 명목소득에서 조세·연금·이자 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것으로 소비나 저축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지난해 50대 인구 비중은 16.6%를 기록하며 40대(16.4%)를 넘어섰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상반기 3% 내외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3분기 제자리걸음(0.0%)에 이어 4분기에는 2013년 4분기(-0.5%)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60세 이상 가구주와 4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각각 8.0%, 6.3% 늘었다. 39세 이하 가구주 가계는 사실상 제자리걸음(-0.1%) 했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2분기 기준 가계부채 비율 상승 속도가 관련 통계가 있는 43개국 가운데 한국이 최상위권이다.
50대 가구주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에는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계속된 고용 부진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된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50대 가구주 가계 구성원의 취업인원수 감소율이 60세 이상 가구주 가계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50대 가구주 가계의 평균 금융부채는 9104만원으로 40대(997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금융대출 중 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비중은 50대(15.4%)가 40대(13.9%)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50대 가구주 가계의 경제력 악화는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완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