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비중, 1년 7개월만 최저…"수출 경쟁력 약화"

입력 2019-03-04 08:01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월 1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가격 하락, 수출 물량 감소가 반도체 수출 감소 원인으로 지목된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에 따르면 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 줄어든 74억2100만달러로 조사됐다. 같은 달 수출은 5.9% 감소한 463억3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0%로 2017년 6월(15.7%) 이후 가장 낮았다.

전체 수출 가운데 반도체 비중은 2017년 10월∼작년 11월까지 20% 수준을 유지해오다 작년 말부터 낮아졌다. 지난해 9월(24.5%) 이후로 10월(21.1%), 11월(20.7%), 12월(18.3%), 1월로 넘어오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세 둔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D램, 낸드플래시, 시스템 메모리 등이 포함된 집적회로의 수출가격은 22.2% 하락, 2009년 6월(-23.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던 반도체 수출물량마저 감소했다. 집적회로 수출물량은 1.9% 감소해 2015년 12월(-0.9%)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감소 폭은 2013년 11월(-10.6%) 이후 최대다.

반도체 수출 비중 축소는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전체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같이 줄어들어 성장세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체 수출이 증가세인 가운데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면 한국 수출의 반도체 의존도가 개선했다고 볼 수 있으나 지난 1월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며 "그간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과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이끌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에 기초한 성장 여력이 악화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반도체 수출 전망은 엇갈린다. 정부는 하반기 들어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회복하며 반도체 수출도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선행지표인 반도체 설비투자액이 작년부터 꺾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 반도체 수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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