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진 KOTRA 중국 본부장 "6·7·8 방어 못하면 시진핑 리더십 영향"

입력 2019-03-05 17:27   수정 2019-03-0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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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6%·환율 7위안·소비증가율 8%


[ 강동균 기자 ] “실물 경제에 돈이 안 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잘나가던 중국 기업들도 잔뜩 위축된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박한진 KOTRA 중국지역 본부장(사진)은 현장에서 본 중국 경제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수출의 30% 이상을 의존하는 한국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아 중국을 떠나고 있다”며 “지난 2~3년 새 주재원을 절반 이상 줄인 기업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올해 중국 경제가 경기 하방 압력과 누적된 시스템 불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이 맞물리면서 혼란스러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에는 예상치 못한 충격을 줄 수 있는 ‘블랙 스완’과 알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그레이 스완’, 이미 돌진해오고 있는 위기인 ‘회색 코뿔소’, 겉으론 좋아 보이지만 위기가 내재된 ‘흰 코끼리’ 등 네 가지 리스크 요인이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중국 경제는 겉으로는 화려한 성장을 과시했지만 속으로는 곪고 또 곪았다”며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도 문제점을 알고 개혁을 추진해왔는데 미·중 무역전쟁이란 변수가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올해 중국 경제를 볼 때는 ‘6·7·8’이란 숫자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6%, 달러당 위안화 환율 7위안, 소비 증가율 8%를 사수하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이 숫자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중국 경제는 심각한 위험에 빠지고 시진핑 리더십도 도전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에 전력을 쏟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은 그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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