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다음 침체, 미국 금리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란 관측

입력 2019-03-06 06:56   수정 2019-03-0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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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에서 ‘네거티브 금리’(-)에 관한 얘기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미국이 다음 침체가 오면 대응수단으로 또 다른 양적완화(QE) 대신 금리를 제로 밑으로 떨어뜨릴 것이란 관측입니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올려 유명해진 카일 배스 헤이먼캐피털 설립자는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들어가면서 2020년 미국의 기준금리가 제로금리 근처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 말 감세와 재정 부양 효과가 사라지며 경기가 둔화돼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Fed의 기준금리는 현재 2.25~2.5% 입니다.

기본적으로 다음 침체 때 Fed가 QE보다 금리 인하 카드를 쓸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Fed의 자산이 4조달러로 불어난 상황에서 또 다른 QE를 시행하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큰 데다, QE를 하고난 이후 지금 확인된 것처럼 되돌리기(정상화)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 일본 등에서 택했지만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네거티브 금리라는 대체재를 택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마빈 굿프렌드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또 다시 Fed 이사로 지명될 것이란 보도도 네거티브 금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굿프렌드는 지난해 11월 이사에 지명됐지만, 작년 말 상원 청문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굿프렌드 교수를 다시 지명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굿프렌드는 보수 성향의 네거티브 금리 옹호론자입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Fed가 펼친 완화적 통화정책 중 QE, 특히 주택저당채권(MBS) 매입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입니다.

굿프렌드는 "네거티브 금리가 미국이 심각한 경기후퇴에 처한다면 일본과 유럽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그의 논문을 보면 "불황이 닥치면 네거티브 금리는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통화정책의 문제는 장기 명목금리가 낮아서, 단기 명목금리가 장기명목금리 아래에서 순환변동할 공간이 적거나 없다는 것이다. 제로 금리 하한은 20세기 '금본위제'나 '고정환율제'처럼 타파해야할 관습이며 고정관념이다. 향후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로금리 하단이 없어져야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면 자산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기축통화국인 미국까지 네거티브 금리를 택하는 상황에 대해선 다들 예측을 꺼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네거티브 금리에 이르게 된 경로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큰 위기가 불거지지 않았다면 경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주식 부동산 등 미국내 자산, 그리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 자산(물론 신흥국이겠지요)으로 돈이 몰리면서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위기가 불거져 네거티브 금리로 가게된다면 달러 경색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해외에 있던 달러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미국내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도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네거티브 금리까지 선택하는 하는 위기 상황이라면 자산 가격이 좋을 수가 없겠지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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