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거래 늘어나는데…점점 줄어드는 비트코인

입력 2019-03-06 09:42  

비트코인 거래량 2017년 11월 수준 회복
거래 늘자 공급량 확대 목소리도




비트코인 거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멈춰섰던 채굴장이 재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유통되는 비트코인은 줄어들고 있어 공급 확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월 들어 비트코인 트랜잭션은 일 평균 33만7000여건을 넘어서며 2017년 11월 수준을 따라잡았다. 가상화폐(암호화폐) 투기 열풍이 불던 2017년 11월 25일 33만6689건보다 높은 수치이고, 가장 트랜잭션이 많았던 2018년 1월 4일 42만5008건과 격차도 10만건 이내로 줄었다.

비트코인은 거래 외의 용도가 없어 트랜잭션 증가는 거래량 증가로 풀이할 수 있다. 암호화폐 가격은 지난해 11월 급락한 뒤 회복되지 않았지만 거래는 이전과 같이 활발해졌다는 의미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2배 가량 증가했다.

거래는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에 유통되는 비트코인은 점차 줄고 있다. 비트코인은 2100만개가 존재하며 현재까지 약 1757만2825개가 채굴됐다. 하지만 업계는 이 가운데 비트코인 비밀번호인 개인키를 분실해 아무도 사용할 수 없게 된 비트코인이 500만~60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사라지지 않지만 개인키를 분실하면 사용할 수 없다. 금고 안에 금괴를 넣었는데 열쇠를 잃어버려 꺼낼 수 없게 된 것과 마찬가지다. 현실에서는 시간을 들여서라도 금고를 부숴 금괴를 꺼내겠지만, 블록체인이라는 금고는 부술 수도 없다. 때문에 개인키를 분실하는 것은 비트코인을 분실하는 것과 같다. 최근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빈이 파산을 선언한 것도 비트코인 520개가 담긴 계좌의 개인키를 분실한 탓이다.

시장에 공급되는 비트코인의 양도 줄어들 예정이다. 아직 채굴되지 않은 비트코인은 약 343만개에 그친다. 2020년에는 반감기도 도래한다. 현재 비트코인은 블록 하나에 12.5개가 채굴되지만 반감기가 오면 채굴량은 6.25개로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감기 전 약 82만개의 비트코인이 채굴되고 2020년 5월 전후로 채굴량 반감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래는 늘어나는데 반해 비트코인 유통량은 줄자 일각에서는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용자 합의를 통해 발행량을 늘리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 코어 수석 개발자 블라디미르 판 데르 란은 “비트코인 공급 확대는 반경제적이고 인간 심리에 어긋난다”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발행량을 늘리면 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기에 그런 결정이 내려질 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수석 개발자의 반대로 공급량 확대 가능성이 사라지자 멈췄던 중국의 채굴장도 다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한 많은 비트코인을 반감기 전에 채굴하기 위해서다.

한편 비트코인은 2100만개가 모두 채굴되면 거래 트랜잭션 수수료로 채굴 보상을 제공해 네트워크를 유지할 예정이다. 수수료를 많이 지불할 수록 빠른 거래 처리가 가능하고 이는 채굴자의 수익으로 이어지기에 2100만개가 모두 발행되더라도 채굴은 계속될 전망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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