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금펀드 판매왕' 미래에셋

입력 2019-03-06 17:30  

연금펀드 시장 19兆 육박

미래에셋 20% 늘어난 5.2兆
TDF 4강 구도…경쟁 치열



[ 마지혜 기자 ] 한국형 헤지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의 부상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연금펀드 수탁액은 2조8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퇴자산을 믿고 맡길 만한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용 투자상품인 연금펀드 수탁액은 2017년 말 16조1786억원에서 지난해 말 18조9314억원으로 2조7528억원(17%) 증가했다. 판매사별로 보면 미래에셋대우의 연금펀드 판매액이 이 기간 4조3805억원에서 5조2384억원으로 8579억원(19.6%) 늘어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판매액 증가분은 증권사와 은행 등 모든 판매사 가운데 최대다. 증가율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대형 판매사 중 지난해 연금펀드 판매액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곳은 국민은행(증가액 5008억원, 증가율 26.8%), 신한은행(4220억원, 26.4%), 하나은행(4054억원, 20.9%) 등 시중 대형은행뿐이다.

지난해는 증시 급락으로 펀드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된 시기였지만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 유망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며 자금을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TDF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계열사 삼성증권의 연금펀드 판매액은 같은 기간 2195억원(14.5%) 증가했다. TDF 시장 점유율이 3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계열사 한국투자증권의 연금펀드 판매는 이 기간 2288억원(9.1%) 늘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따라 운용사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상품이다. TDF의 최근 1년 수익률을 2045 TDF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 -1%에서 -2%대에 걸쳐 있다. 2045 TDF는 예상 은퇴연도가 2045년인 투자자를 타깃으로 주식투자 비중이 다른 유형에 비해 높은 상품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에 자산을 분산투자하고 있어 지난해 하반기 증시 급락에도 손실이 비교적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자산운용사 간 TDF 투자자금 유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른 고령화로 은퇴자금 시장에 들어오는 돈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은퇴 시점까지 꾸준히 돈을 불입하는 상품인 만큼 운용사가 운용보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좋은 상품이기도 하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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