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수사 맡았던 경찰관 반박
[ 이현진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을 수사한 경찰이 검찰 송치과정에서 디지털 증거 3만여 건을 누락했다”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발표를 두고 당시 수사 책임자인 경찰관이 정면 반박했다.
A총경은 6일 경찰청 출입기자들을 만나 “대검 진상조사단 주장은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며 “기소해달라는 건 우리(경찰)고, 무혐의 처리한 건 검찰인데 검찰을 조사해야지 왜 우리를 조사하느냐”고 말했다.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메모리와 노트북 등에서 복구한 1만6000개 파일이 없어졌다는 조사단 발표에 대해 A총경은 “노트북은 윤씨가 아니라 그의 자녀들이 쓰던 것이었고 쓸모있는 내용이 없었다”며 “‘노트북에 있는 파일이 가치가 없다’는 보고서를 검찰에 보내 지휘를 받고 파일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증거를 검찰에 송치할 때는 검찰 사건과에서 목록 하나하나를 다 보고 하나라도 일치하지 않으면 접수하지 않는다”면서 “접수한 직후가 아니라 6년이 지나 이러는 건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윤씨 친척 등 다른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압수한 파일들을 송치하지 않았다는 진상조사단 발표를 두고는 “CD에 저장해서 송치했으며 보내지 않은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A총경은 “수사하면서 검찰이 출국금지, 압수·체포·구속영장 신청 등을 기각한 일이 수도 없이 많다”며 “당시 경찰이 조사한 것을 뒤집은 것도 검찰이고, 영장을 기각한 것도 검찰인데 이제 와서 경찰이 압력을 받아 뇌물죄를 적용 안 했네, 파일을 몇 개 줬네 안 줬네 등 구질구질한 행위를 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포렌식 절차를 통해 확보한 윤씨 파일을 경찰이 임의로 송치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파일 폐기가 부적절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