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IT] 미세먼지 방독면 쓰고 출근하니…'유난떤다' 대신 "어디서 샀나" 물어왔다

입력 2019-03-08 08:45   수정 2019-03-08 11:03

일회용 마스크론 초미세먼지 효과적 여과 어려워
심해진 미세먼지에 방독마스크도 '일상풍경'으로
IT 기술 적용해 성능 높인 '스마트 마스크'도 등장




상당 부분 중국발로 추정되는 초미세먼지(PM 2.5)가 한반도 전역을 휩쓸었다. 지난 5일 서울의 하루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 관측 후 사상 최대인 143㎍/㎥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는 2.5㎛(미크론) 이하 크기의 먼지를 가리킨다. 주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며 머리카락보다도 훨씬 작아 숨을 쉴 때 인체 깊숙이 들어와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초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초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일단 할 수 있는 것은 마스크 착용이다. 초미세먼지가 가장 심했던 이날 사람들은 마스크를 얼마나 쓰고 다녔을까? 5일 오전 10시부터 약 5분간 서울지하철 선릉역 10번 출구로 나가는 시민들을 지켜봤다. 기자가 관찰한 124명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절반이 안 되는 59명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재사용 금지, 세탁 금지 등 여러 주의사항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기가 새지 않도록 마스크를 피부에 '밀착'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보건의료업 종사자들이 사용하는 마스크의 82.7%는 얼굴에 제대로 밀착되지 않아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소비자들 인식도 아직 낮은 편. 유한킴벌리가 최근 황사마스크 구매 소비자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마스크를 피부에 밀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고리나 사이즈 조절 끈을 확인하지 않고 마스크를 구매했다.

기자는 가장 효과적으로 초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하루 동안 방독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했다. 국내 스포츠 마스크 전문업체 나루 마스크의 엑스밴드 V2다. 스포츠용품으로 나왔지만 피부에 밀착해 외부 공기를 차단하고 교체형 필터로 미세먼지와 매연 등을 막는 기능을 갖췄다. 필터는 0.01㎛까지 차단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에도 대응할 수 있었다.


공기가 새지 않도록 마스크를 꽉 조여 착용하자 당장 숨쉬기가 불편해졌다. 작고 세밀한 필터가 원활한 공기흐름을 방해하는 탓이다. 심호흡해 숨을 힘껏 들이쉬어도 폐에 들어오는 공기는 평소 호흡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격렬하게 움직이면 저산소증이 오는 것 아닐까 싶어 계단을 한 칸씩 올라갔을 정도였다.

다만 필터가 보다 큰 산업용 방독마스크 착용시에는 호흡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답답한 대신 방독마스크 덕에 코에 이물감이 들거나 목이 칼칼한 느낌은 없었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로 인한 불편은 확실히 막는 역할을 했다. 보통 사용하는 미세먼지 대비 일회용 마스크는 습기가 차거나 필터가 코를 막는 등의 불편함이 있지만 방독마스크는 그런 단점을 느끼지 못했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썼다. 실내라고 해도 미세먼지 안전지대는 아니다. 창문을 막더라도 작은 틈새로,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실외 미세먼지가 끊임없이 유입된다. 공기청정기가 열심히 작동하더라도 미세먼지 농도는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


사실 방독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면 독특한 생김새에 과도한 주목을 받진 않을까 살짝 걱정됐다. 기우에 그쳤다.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다녔지만 지인을 제외하고는 신기하게 쳐다보거나 말을 거는 등 관심을 드러내는 이는 거의 없었다.

기자에게 말을 건 이들도 "그 방독면 어디서 살 수 있느냐" "효과가 좋으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유난 떤다는 부정적 시선을 받진 않았다.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한편 방독마스크가 일상에 들어와도 놀랍지 않을 정도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씁쓸함도 남았다.

최근에는 일회용 마스크 모양에 방독마스크급 성능을 갖춘 '스마트 마스크'도 등장하고 있다. 마스크 본체는 실리콘 재질을 사용해 피부와의 밀착도를 높이고 교체형 필터, 마이크로 팬을 사용해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중국 샤오미의 퓨어리 등이 해당된다.

필터를 교환하면 마스크 본체는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마이크로 팬은 미세한 필터 탓에 숨쉬기 어려운 점을 해결한다. 시중 제품들은 대략 1회 충전에 6시간 가량 작동하고 풍량 조절도 할 수 있다.

정보통신(IT) 기술로 기존 기술의 단점을 개선했지만 비싼 가격과 독자적 필터 규격 등은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마스크의 경우 가격이 수 만원에 달하는가 하면 전용 규격 필터를 사용하기에 제조사에서 필터를 단종시키면 무용지물이 될 우려도 있다"고 짚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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