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2년…보수단체, 헌재 총집결 "석방하라"

입력 2019-03-10 17:00  

주말 도심 '석방 촉구' 집회

조원진 대표 "박근혜 탄핵, 불법탄핵"
서울·청량리역서 안국역까지 행진



[ 이수빈/이인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 파면 선고를 받은 지 2년이 된 날인 10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탄핵 무효와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태극기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서울역 광장에서는 대한애국당 주도로 ‘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000만 운동본부’ 회원 2만여 명(집회 측 추산)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은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앞에서 2년 전 시위 과정에 목숨을 잃은 참석자들의 추도식을 열었다.

서울 곳곳에 모인 태극기부대

서울역 집회에 참석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거짓탄핵, 불법탄핵, 사기탄핵”이라며 “탄핵 세력은 종북 주사파”라고 했다. 이어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어제 감옥에 계신 박 대통령에게서 ‘조 대표와 애국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전언이 있었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 참석자는 “4월 16일 박 대통령의 구속기간이 끝난다”며 석방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께서 바로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연설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탄핵 무효! 박근혜 대통령 즉각 석방!” 등 구호를 외치며 안국동 헌법재판소 앞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참가자 중에는 머리에 헤어롤을 말고 나온 이가 간간이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은 “이정미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2017년 3월 10일 헤어롤을 말고 출근한 걸 패러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참석자는 ‘탄핵 무효’라고 적힌 검은색 근조리본을 달고 있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은 집회 현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헌재 해산” 주장

이날 서울 안국역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도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박근혜대통령구명총연합 등은 안국역 앞에서 공동으로 ‘고(故) 김완식 김주빈 김해수 이정남 3·10 항쟁 순국열사 2주기 추도식’을 열었다. 근조리본을 단 참석자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 등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국회를 해산하고 헌재도 해산하라”는 등 극단적인 요구를 하기도 했다.

안국역 앞에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불법이자 무효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민중홍 국본 사무총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북한 주도 연방제를 통해 최종적으로 북한 살인독재자 김정은에게 대한민국을 병합 복속시키려는 종북 간첩 세력이 일으킨 대한민국 전복 목적의 반국가 반민족 쿠데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치주의 부정” 비판도

반면 이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진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이제 와서 뒤집으라고 주장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날 안국역 인근을 지나던 시민 이모씨(41)는 “2년 전 헌법재판소가 내린 탄핵 결정을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 헌법재판관들이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건 법치주의에 대한 부정”이라고 말했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제1야당(자유한국당)에서 나오는 탄핵 부정과 사면 등의 발언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에 많은 충격과 우려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수빈/이인혁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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