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8일 석유 및 가스 탐사 시추 전문회사의 투자를 중단하자는 내용을 펀드 운용위원회에 제안했다. 이 제안은 의회 표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FT는 이에 따라 이 펀드가 75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이르는 관련 기업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체사피크, 케언에너지, 털로우오일 등이 대상이다.
노르웨이는 1960년대 북해 유전이 발견된 후 한동안 관련 수입을 정부 재정에 포함해 운용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나거나 유가가 폭락할 때 관련 수입이 대폭 줄어 어려움을 겪은 뒤 1990년 국부펀드를 조성했다. 원유·가스전에서 나오는 수입을 다른 자산에 투자해 변동성을 줄이는 게 목적이다.
노르웨이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에 따라 2030년 세계 석유 수요가 정점에 오른 뒤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도 장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브 젠센 노르웨이 경제장관은 “석유와 가스 부문에 노르웨이 경제가 과도하게 노출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이같이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만 노르웨이 정부는 BP, 엑슨모빌, 로열더치쉘, 쉐브론처럼 정유사업도 하는 회사에 대한 투자는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젠센 장관은 “그런 대형 업체들은 재생에너지에 대규모 투자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번 투자 중단 조치에서 예외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전체 자금의 60%가량인 6230억달러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중 370억달러가 석유와 가스 관련 업체 주식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