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처증은 부인 또는 남편이 상대방의 정조를 의심하는 망상성 장애의 하나다. 다른 정신과적인 증세가 없는데도 배우자가 불륜을 하거나 성적으로 부정한 행동을 한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30대 중반 여성 A씨는 어린시절부터 가장 친한 친구 B씨의 남편이 의처증이 아닐까 의심을 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친구 B씨와 남편은 소개팅으로 만났고,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남편 때문에 결혼을 하게 됐다고 한다. 현재는 결혼 2년차.
누구보다 예쁘던 B씨는 결혼 후 '퍼석퍼석' 하게 지쳐가기 시작했다. 남편의 의심 때문이다.
A씨는 "친구가 여행을 가자고 남편에게 말하면 '왜? 거기 전 남친이랑 가봤어? 좋았어?'라고 묻는다고 한다. 또 친구가 잠들면 몰래 친구 지문으로 핸드폰을 열어 네이버 검색어를 확인하고 카톡을 보고 전화 목록을 확인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B씨는 이런 남편 때문에 지난 결혼 기간 동안 매일 울고, 이혼을 결심하다가 친정으로 도망치듯 짐을 싸서 나온 적도 있다고.
남편은 그런 B씨에게 찾아가 "두 번 다시 그러지 않겠다"며 무릎을 꿇고 사죄하거나, 고가의 선물을 주는 등의 모습을 보여 왔다..
A씨는 이런 문제들이 친구의 가정사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B씨를 만난 어느 날, 친구가 평소 관심도 없던 사진을 같이 촬영하자고 한 것. 알고보니 남편에게 꼭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줘야 여성 친구를 만난 사실을 믿는다고 했다.
A씨는 "저와 통화를 하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오래 했는지 물어본다고 한다. 또 미혼인 제가 왜 결혼을 안 하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가정사와 연애 이야기 등을 친구에게 메시지로 다 털어놨는데, 친구의 남편은 내 모든 이야기를 다 보고 있었다는 점이 정말 기분 나쁘다"라고 토로했다.
친구에게 조심스럽게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친구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살 수 없다'면서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A씨는 "본인의 인생이기에 타인인 제가 할 수 있는게 없지만, 친구가 그런 남편에게 수긍하고 적응하는게 너무 분하고 제 사생활이 오픈되는게 너무 싫다"며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내 먹는 사진이 매번 친구의 남편에게 보여진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소름끼친다", "계속 남편이 저런 행동을 하면 언젠가 친구 스스로 떨어져 나갈 것 같다", "친구를 설득하지 못하겠으면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다", "비밀이 담긴 카톡도 지켜주지 못하는 친구면 그냥 연락 끊고 살 것"이라고 분노했다.
의처증과 같은 질병의 환자들은 자신의 망상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위해 도청, 녹음, 비디오 촬영, 미행 등을 행사하기도 한다. 반면 사회적으로는 정상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정신과 질병 가운데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한 약물치료, 정신치료, 부부치료 등의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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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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