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태 정치부 기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6박7일 일정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 처음으로 동행했다. 김 실장의 순방외교 데뷔는 정의용 국가 안보실장이 ‘하노이협상’결렬후 미국 북한 외교라인을 계속 가동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1일 “김 실장은 순방 고정멤버가 아닌데 정 실장이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대신 순방에 동행하게 됐다”며 “국빈방문의 격을 갖추기 위한 차원에서 김 실장이 뒤늦게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정 실장은 지금까지 16번의 대통령 해외 순방을 수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4번째다. 2017년 9월 1박 2일 일정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과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UAE)·베트남 방문, 7월 인도·싱가포르 국빈 방문에만 빠졌다.
반면 김 실장은 지난 노무현 정부를 포함해 청와대 참모로 재직중 이번을 제외하면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동행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라 청와대 참모들 진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회수석이었던 김 실장도 구색맞추기 차원에서 수행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을 대신해 김 실장이 해외순방길에 나선 것은 그 만큼 이례적인 상황이다.
전용기(공군 1호기) 탑승인원 제한과 예산상 이유로 청와대 참모중 해외순방에 동행하는 멤버는 내부조율을 거쳐 정해져 있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순방멤버는 정책실장 교체를 계기로 약간 변화가 생겼다. 장하성 전 실장 체제에서는 장 실장과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이 대부분 순방에 합류했고, 홍장표 전 경제보좌관은 주요 현안이 생길때 한두차례 동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김 실장이 임명된후에는 윤종원 경제수석과 현재 공석중인 경제보좌관이 교대로 가는 것으로 조정됐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취임초기에 대통령 순방단에 포함되는 문제를 놓고 내부적으로 약간의 파워게임 양싱이 있었다”며 “김 실장이 자신을 제외시키면서 정책실산하 순방단 고정멤버가 자연스럽게 정리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은 아주 이례적인 상황으로 김 실장이 앞으로 대통령 순방에 동행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 /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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