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戰 끝나면…IT·기계 수혜, 유화엔 악재"

입력 2019-03-11 17:40  

美·中 협상 타결 임박했다는데
주판알 튕기는 투자자들

전문가 "협상타결 낙관은 금물"
"한국 수출액 年 230억달러 감소"



[ 오형주 기자 ] 이달 들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증시가 올 1~2월 수준의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협상 타결이 한국의 수출과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합의 내용에 따라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는 업종에 투자를 집중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낙관은 금물”

11일 코스피지수는 0.66포인트(0.03%) 오른 2138.10으로 마감했다. 이날 보합권에서 장을 마쳤지만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8일 이후 4.3%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초 증시 반등의 ‘열쇠’로 여겨졌던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눈앞으로 다가왔는데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타결 시점이 다음달로 미뤄질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자 미국의 증시 전문가들은 “협상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낙관은 금물”이라며 관망론으로 돌아섰다. 피터 북바 블리클리파이낸셜 수석투자전략가는 “무역협상의 성공 여부는 중국의 기존 관세가 얼마나 철폐될지에 달려 있다”며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관세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투자자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수출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영국 바클레이즈는 중국이 미·중 합의에 따라 5년간(2019~2024년) 1조3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할 경우 한국의 수출액은 매년 230억달러(총 수출액의 3.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 이후에 연초부터 이어진 경기부양 움직임에 변화를 줘 부채를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다면 오히려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이 수혜볼 듯

전문가들은 “미·중 간 합의문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업종별 영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반도체와 전기전자 부품 등 정보기술(IT) 업종은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대표적 수혜주로 꼽혔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입을 위한 자금 지원이나 특허 획득에 대한 제한 조치를 합의안에 구체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과 비에이치 등 휴대폰 부품주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중국 등 신흥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계 업종도 무역협상 타결로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건설기계 등은 지난해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국 환율이 평가 절하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디어와 게임 등 업종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가 현실화되면 불법 유통 비중이 축소되면서 콘텐츠 판매량과 단가가 동시에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정유·화학 업종은 무역협상 타결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이 미국산 석유화학 제품 수입량을 늘릴 경우 이와 경합하던 한국산 제품 수입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이 중국산 플라스틱 용기와 병 등 합성수지 제품 수입량을 늘리면 중국에 기초소재를 수출하는 롯데케미칼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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