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독일에 5세대(5G) 통신망 구축 때 중국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지 않으면 정보협력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리처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가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지난 8일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리넬 대사는 “독일이 화웨이나 다른 중국 통신장비 업체를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참여시키면 양국 간의 협력 수준을 기존과 같이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이 경고는 독일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시사한 직후 나왔다.
미국이 화웨이 장비 퇴출을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WSJ는 미국이 화웨이 장비 배제와 관련해 명시적인 압박을 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은 영국 독일 뉴질랜드 등 동맹국들이 화웨이 장비 배제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통신 장비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나 스파이 활동 등에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미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통신 장비는 매 순간 업데이트를 통해 시스템을 변경시킬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화웨이 장비를 악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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