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리 기자 ] “중소기업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사진)은 12일 제10대 회장 취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만난 한 투자사 대표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해야 할 많은 중소기업이 가업승계가 어려워 사모펀드 등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며 “좋은 중견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가업승계가 어려운 이유는 “상속세 때문”이라고 했다. 강 회장은 “최고 상속세율 65%에 22%의 주식양도세까지 내야 할 수도 있다. 도저히 경영권을 유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규모에 의한 (규제) 차별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로 인해 국내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2013년 2월 중견련 8대 회장으로 취임한 강 회장은 2016년에 이어 세 차례 연임했다. 그는 “지난 6년간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성장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 3년간은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정책 수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다양한 업종의 중견기업을 회원사로 확보해 중견기업을 대표하는 기능과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중견기업 4468개 가운데 중견련 회원사는 540개에 그친다. 이에 따라 대표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계열사가 많은 중견기업은 한 개 기업만 가입하는데 가입한 기업의 계열사를 합하면 회원사는 1100여 개, 전체 중견기업의 25%로 적지 않다”며 “가입 비율을 4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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