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매가도 하락…마곡·문정 등 공급 몸살
■ 청약 '시들'…450실 공급에 1건 접수도
[ 양길성 기자 ]
서울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앞 오피스텔 단지. 150개 국내외 기업이 입주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투자자의 한숨은 여전히 깊다. 지난해만 해도 1억원 넘게 붙었던 웃돈이 4000만원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공실을 채우려고 임대료를 낮춘 탓에 임대수익률은 연 3% 중반에 머물고 있다. 마곡동 J공인 관계자는 “전용 20㎡대 소형 오피스텔은 전년 대비 20% 낮은 가격에 급매물로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파트에 이어 전국 오피스텔 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임대수익률과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분양 시장에선 청약 접수가 단 1건에 그친 단지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초과 공급으로 수익률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대수익률 통계 작성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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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문정지구 등 최근 오피스텔 공급이 많았던 서울 일부 지역에선 매매가가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마곡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마곡동 ‘마곡나루역 보타닉 푸르지오시티’ 전용 22㎡는 이번주 1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2억48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은 주택형이다. 웃돈의 절반을 반납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 2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이달 들어 2억원 미만에 급매물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12월 2억1500만~2억4000만원에 거래된 문정동 ‘송파푸르지오시티’ 전용 30㎡는 올 들어 2억~2억3200만원에 거래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1% 떨어졌다. 지난해 12월(-0.01%) 하락 전환한 뒤 올 1월(-0.13%) 하락폭을 키웠다. 1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도 1만3850건으로 전년 동월(1만5574건) 대비 11% 줄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하락한 건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라며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공급 과잉 등으로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청약 접수 1건 단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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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피스텔 분양시장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10월 역삼동에 나온 ‘강남 헤븐리치 더써밋 761’은 361실 모집에 72명이 청약했다. 1개 주택형을 제외하고 모두 미달됐다. 같은 달 공급된 ‘고덕역 대명벨리온’(503실)도 41명 청약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과잉 공급을 시장 침체의 주요인으로 꼽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8만8714실로, 2004년(9만567실) 후 가장 많다. 2009년(6691)과 비교하면 13배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입주 물량 대부분은 수도권에 있다. 서울 1만1493실, 경기 4만559실, 인천 1만486실 등 6만2538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년까지 초과 공급 우려가 크고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더 오르면 임대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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