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국 영화관 수입, 미국의 3배…CJ CGV 中 실적도 역대 최대

입력 2019-03-13 14:21  

중국 영화시장 성장세 올라탄 CJ CGV



[ 유재혁 기자 ] 중국 영화시장이 지난해 급성장하면서 멀티플렉스 업체 CJ CGV의 중국 사업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CJ CGV는 13일 지난해 중국 매출이 총 3675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47.1%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중국에서 매년 약 20개의 극장을 신설하고 있다.

대도시 중심 극장 운영이 주효

중국에서 120개 극장, 949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CJ CGV는 구매력이 높은 1선 및 2선 도시(대도시) 중심으로 극장을 운영하는 점이 최대 실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CJ CGV의 1, 2선 도시 스크린 비중은 전체의 78% 정도다.

1, 2선 도시의 경우 중소 규모인 3, 4선 도시보다 영화 티켓 가격이 10% 정도 비싸다. 중국에선 티켓 가격이 업체별로, 지역별로 다르다. 또 1, 2선 도시에서 스크린X, 4DX 등 가격이 비싼 특별관 관람객 비중이 높고 식음료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다. 특별관은 영화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최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불법 해적판이 넘쳐나는 중국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비용절감 노력도 효과를 봤다. 중국 사업장에 설치하는 음향, 특수관 굴곡 스크린시스템, 3차원(3D) 장비 등에 투입하는 수입 설비를 경쟁입찰을 통해 기존 미국산과 유럽산에서 중국산 장비로 대체했다. 음향 설비 경비는 2017년 대비 11.5% 절감한 것을 비롯해 특수관 굴곡 스크린시스템 62%, 3D 기술 장비는 76%의 비용을 줄였다. CGV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기술 수준이 높아져 미국, 유럽산 제품과 비슷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중국 영화 시장, 미국 능가 전망

중국 엔터테인먼트시장 조사업체인 엔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박스오피스 기준)은 총 565억4000만위안(약 9조5000억원)을 기록해 미국 할리우드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2017년보다 8% 성장했다. 관객 수는 17억2000만 명으로 6% 늘었다. 상영작 545편 가운데 중국산은 415편으로 전체의 76%, 박스오피스는 60%를 점했다.

애국주의 영화들이 중국 영화 시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흥행 1위인 ‘훙하이싱둥(紅海行動)’은 9291만 명을 모아 매출 34억2244만위안(약 5700억원)을 올리며 역대 3위에 랭크됐다. 예멘 내전에서 중국 특수부대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올 들어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이 우주에서 멸망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는 내용의 SF ‘류랑디추(流浪地球)’가 지난달 초 개봉해 약 한 달간 9700만 명, 매출 44억5000만위안을 올려 역대 2위 영화가 됐다. 중국 최대 영화 예매 사이트 마오옌 집계 결과 중국의 지난달 영화관 입장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111억위안(약 1조87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의 영화관 입장 수입 4억7850만달러(약 5600억원)의 세 배를 넘었다. 이 때문에 올 1분기 영화시장 규모는 할리우드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스크린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내 스크린 수는 6만1287개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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