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50년 스토리 담아
[ 은정진 기자 ] “가장 좋은 지도자를 뽑는다는 미국보다 한국 지도자들이, 국민이 더 잘했어요. 많은 사람이 대한민국의 과(過)만 이야기하는데 우리도 장점이 많아요.”
신작 장편소설 《30-50 클럽》을 출간한 소설가 홍상화 씨(사진)는 13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홍 작가는 “많은 지식인이 ‘우리는 다른 민족에 비해 무엇이 부족하다, 뭘 못한다’고 얘기하는데 우리는 지난 50여 년 동안 아주 잘해왔다”며 “우리의 장점을 실제 숫자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1989년 장편소설 《피와 불》을 발표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은 1인당 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 명을 넘은 나라를 의미하는 ‘30-50 클럽’에 세계 일곱 번째로 가입한 한국을 중심으로 쓴 이야기다. 홍 작가는 “앞서 가입한 미국 일본 독일 등은 모두 식민지 경영을 통해 축적한 자본으로 성장했지만 한국은 피식민지로 착취당한 나라였음에도 자본을 축적해냈다”며 “이런 경이로운 성공의 요인이 무엇인지 파헤쳐보고 싶었다”고 했다.
1·2부에선 뛰어난 지도자들 덕분에 고도 경제성장의 길로 나아간 한국, 지도자들의 실책으로 실패의 길을 걷게 된 미국의 역사를 따라간다. 박정희 정부는 고도 경제성장의 길을 닦았고, 노무현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정경유착을 단절시키는 첫 단추를 끼웠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국내 확산을 막아냈다는 게 홍 작가의 설명이다.
반면 미국에선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취임 후 버락 오바마 퇴임까지 36년 동안 금융자본주의가 국가를 좌지우지하며 21조달러의 국가부채를 짊어지게 한 실책을 범했다고 단언했다. 3·4부에서는 미·중 경제전쟁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을 그려보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법도 모색한다. 홍 작가는 “전쟁을 불사하자는 우파와 북한을 옹호하는 중국을 따르는 좌파 모두에 경고하고 싶었다”며 “미·중 경제전쟁의 흐름도 잘 읽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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