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부동산투자전문뮤추얼펀드)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해외시장을 겨냥했다"는 구영우 한국리테일투자운용 대표의 말이 무색하다.
상장하면 최대 규모가 될 뻔했던 홈플러스리츠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했다. 해외 수요예측이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공모 규모가 컸던 점, 대형마트 업황이 부진했다는 점이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리츠(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14일 "보통주에 대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동 대표주관회사와 공동 주관회사의 동의로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이날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리츠는 원래대로라면 공모 희망가(4530원~5000원)를 기준으로 1조5000억~1조 7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첫 조 단위 규모 공모 리츠였던 점이 부담이 됐다. 규모가 큰 리츠의 장점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 큰 규모를 바탕으로 글로벌 리츠 지수인 EPRA 지수 편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반대로 단점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공모가 쉽지 않다.
홈플러스리츠 측 관계자는 "해외 기관 투자자들에게 첫 조 단위 규모의 한국물 공모 리츠가 낯설었던 점을 수요예측 부진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업황 부진으로 배당이 지속되기 어려웠던 점 등도 이유로 지목된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에서도 대형마트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등 부정적인 업황이 이번 홈플러스리츠 수요예측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며 "부정적 환경에서 배당이 꾸준히 이뤄질지에 대한 의문 등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홈플러스리츠의 상장 철회가 향후 상장할 리츠에 미칠 영향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치호 연구원은 "리츠마다 각각의 특성이 있고 공모 규모도 다양하기 때문에 통틀어서 해석을 내놓기 어렵다"며 "향후 상장할 리츠에 대한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리츠(REITs)는 부동산 투자전문 자산관리회사(리츠AMC)가 우량한 주거 및 비주거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고 투자부동산의 임대수익과 자산가치 상승에 기반한 투자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의 형태로 분배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상장된 리츠는 배당수익률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