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준형, '짜깁기'라더니 "정준영 동영상 보고 부적절한 대화…하이라이트 탈퇴"

입력 2019-03-14 12:17   수정 2019-03-14 13:10


하이라이트 용준형이 정준영이 불법적으로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본 적 있다고 시인했다. 이에 책임을 지고 소속 그룹 하이라이트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준형은 14일 "2015년 말 당시 카톡 내용 관련해서 뉴스에서 보도된 저와 정준영과의 대화 내용은, 그 전날 같이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간 후, 그 다음날 안부를 물어보다가 정준영이 그런 일(불법 동영상 촬영물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다 걸렸다는) 이 있었다며 얘기를 했고, 거기에 제가 “그 여자애한테 걸렸다고?” 라고 답변을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 동영상을 받은 적은 없지만, 다른 동영상을 받은 적 있다. 뿐만 아니라 거기에 대한 부적절한 대화도 했다. 이 모든 행동들이 너무나 부도덕한 행동들이었고, 제가 어리석었다. 이것이 범죄이고 범법 행위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안일하게만 생각했고, 그것을 단호하게 제지하지 못한 점 또한 제 잘못이다"고 사과했다.

그는 "어제 저는 이 사안과 관련하여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다녀왔다.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서 거짓 없이 이야기하고, 수사에 협조했다.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과거에 제가 어떤 대화들을 했는지 정확하게 보게 되었고, 부끄럽고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단 한번도 몰카를 찍는다거나 그것을 유포한다거나 하는 등의 범법행위는 하지 않았다. 또한, 2016년 말부터는 정준영과 서로의 안부를 간간히 물어보는 정도의 관계만 유지했다. 그러나 저는 그동안 그런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너무나도 쉽고 안일하게 생각하였고 행동하였으며, 여태껏 그런 저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수많은 피해자들이 생길 수도 있는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해 묵인한 방관자였다"고 시인했다.

이어 "뉴스가 나온 직후 회사의 사실여부 확인 전화를 받았을 때 논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제가 단톡방에 없었다는 내용만 전달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저의 편을 들어 보도 내용이 맞지 않다고 얘기를 하였으나, 제가 잘못 전달한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용준형 소속사 어라운드어스 측은 공식입장을 재배포해며 "먼저, 잘못된 공식입장으로 혼란을 빚으셨을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고 했다.

소속사는 "지난 11일 SBS 8 뉴스 보도내용과 관련하여 용준형은 2015년 말 정준영과 술을 마신 다음날 1:1 대화방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다가 불법 동영상을 찍었던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 1:1 대화방을 통해 공유받은 불법 동영상을 본 적이 있으며 이에 대한 부적절한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해당 내용은 13일 용준형의 참고인 조사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준형은 본 사안의 심각함을 깨닫고 13일 참고인 조사를 성실하게 임하였으며, 과거 본인이 한 언행으로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그리고 본인의 과거 행동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음을 깨닫고 깊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이 용서받지 못할 일이란 것 또한 잘 알고 있으며, 본인으로 인해 멤버들과 하이라이트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분들의 사랑과 신뢰를 깨뜨리고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책임을 통감하여 그로 인한 그룹의 이미지 실추 및 2차 피해를 막고자 당사와의 협의 하에 2019년 3월 14일 자로 그룹 하이라이트를 탈퇴한다"고 전했다.

소속사 측은 "불미스러운 사건에 용준형이 연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정확한 팩트 체크를 하지 못하고, 섣부른 판단으로 성급하게 공식입장을 내어 많은 분들께 혼란을 야기시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앞서 지난 11일 용준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 조차도 혼란스러운데 저 때문에 걱정 혹은 분노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이렇게 직접 글을 올린다"라고 시작되는 글을 썼다.

그는 "금일 보도된 내용에 제가 이번 사건에 동참했거나 혹은 연루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당황스럽고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일에 연관되어 이름이 거론되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뒤 상황을 배제하고 짜깁기되어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저는 이런 내용을 들었을 당시 그런 일들이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말 무심코 반문했던 말에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앞으로는 모든 언행을 좀 더 신중히 하도록 하겠다"고 반성했다.

당시 소속사 측은 "정준영과 친구인 사실은 맞지만, 단지 친하다는 이유로 이런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용준형과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억울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계속하여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 유포나 악성 게시물과 댓글로 소속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하고 피해를 주는 사례에 관해서는 엄격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30)이 14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정준영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휴대전화 원본을 제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오늘 조사 받으면서"라며 말꼬리를 흘렸다.

또 '범행 당시 약물을 사용했느냐', '2016년 수사를 받을 당시 뒤를 봐준 경찰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정준영은 '최근까지도 불법촬영을 했느냐', '단톡방에 공유한 게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준영은 빅뱅 멤버 승리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정준영은 2015년 말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수차례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준영이 올린 영상들이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당 영상이 촬영·유포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영상=변성현, 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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