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성매매 알선' 피의자로 경찰 출석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히 조사 임할 것"

입력 2019-03-14 14:06   수정 2019-03-14 14:36

승리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출석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된 빅뱅 출신 가수 승리(29)가 14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후 2시 4분경 검은 수트를 입고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도착한 승리는 성접대 혐의에 대해 아직도 부인하냐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받고 피해받은 모든 분들께 고개숙여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버닝썬 실 소유자가 맞느냐', '아직도 억울하냐' '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청장은 누구를 말하는 건가요?' 등의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준비해 온 말 만을 했다.

그는 "제가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 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경찰청으로 들어갔다.

승리가 경찰에 출석하는 것은 두 번째다. 성접대 의혹과 관련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승리는 이달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됐다. 그는 이번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받게 됐다.


앞서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내사를 벌여왔다.

한 인터넷 매체는 승리가 서울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투자자에게 성접대까지 하려 했다며 2015년 12월 승리가 설립을 준비 중이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유 모 대표, 직원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카톡 대화에는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 접대를 위해 강남의 한 클럽에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승리와 함께 대화방에 있던 인물인 유리홀딩스 유 모 대표도 이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접대 자리가 만들어졌는지, 이 자리에 여성들이 동원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또 성접대가 이뤄졌다면 성매매 비용을 승리가 직접 지불했는지를 밝히는 것도 수사의 관건이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11일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한 부패행위 신고와 승리와 정준영 씨의 의혹 관련 공익신고 두 건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다.

권익위가 검찰에 넘긴 내부 검토보고서에는 승리의 성접대 정황과 정준영이 무단으로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유포한 정황은 물론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짐작케 하는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는 또 두 사람이 포함된 카톡 대화방의 대화내용이 담긴 파일과 정준영 씨가 촬영한 동영상 파일이 저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USB도 함께 첨부해 대검에 전달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경찰 유착 의혹까지 포함된 권익위 의뢰사건이 일선 검찰청에 배당되면서 검찰이 직접 수사에 착수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전 10시 먼저 경찰에 출석한 정준영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끼쳐 죄송하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휴대전화 원본을 제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오늘 조사 받으면서"라며 말꼬리를 흘렸다.

영상을 전송하는 등 수차례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준영이 올린 영상들이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당 영상이 촬영·유포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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