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전성기' 맞은 소유진 "예능에서 연기 아닌 내 진짜 모습 보여줄 것"

입력 2019-03-15 17:51  

드라마 끝나자마자 예능 세 편 동시 출격

'치유기'는 날 돌아보게 한 작품
데뷔 19년만에 배우로서 자신감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 확신



[ 유청희 기자 ]
“드라마 끝나자마자 ‘엄마 모드’예요. 장편 드라마(80부작)여서 끝날 때 되니 남편(백종원) 눈 밑에 다크서클이 보이더라고요. 지금까지 남편이 애들을 엄청 잘 챙겨줬는데, 너무 지쳐서 나중에 제가 다시 드라마를 할 때 안 도와주면 어떡하나 슬슬 걱정되더라고요. 하하하.”

배우 소유진(사진)은 MBC 일요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치유기)’를 마친 뒤 어떻게 지냈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일 종영한 ‘치유기’에서 그는 고단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분투하는 임치우 역으로 열연해 호평받았다. 잃어버린 핏줄을 찾는 흔한 내용이지만 소유진은 “가족과 꿈을 찾는 한 여자의 이야기”로 해석하며 공감대를 넓혔다.

극 중 임치우는 굴삭기 운전부터 고깃집 불판 닦기, PC방 알바 등 온갖 일터를 전전했다. 소유진은 “중학교 때부터 신문 배달, 떡볶이 알바 등을 해봐서 도움이 됐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모든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것저것 다 해봤죠. 그런데 신문 배달은 새벽에 나가니까 엄마가 너무 걱정해 한 달 하고 그만둬야 했어요. 가장 오래 한 건 고등학교 때 송파역 근처에서 벌인 액세서리 장사예요. 1년 정도 했죠. 그때를 떠올리며 힘든 치우 연기를 힘내서 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 SBS 드라마 ‘동이’로 데뷔한 소유진은 이듬해 MBC ‘맛있는 청혼’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계원예고, 동국대 연극학부를 나왔지만 데뷔 전까지 자신이 TV에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나같이 생긴 애가 어떻게 연기자를?’ 했던 거죠. 2000년대 초반에 코드를 잘 탔습니다. 그때 ‘엽기 코드’가 유행이었거든요. 시기를 잘 타서 안 예쁜 사람이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잘 떴지 않나 싶어요. 사람들이 제가 그때 가수 활동도 했다고 생각하는데 당시 반짝 인기에 힘입어 딱 한 곡 불렀던 거예요. 하하.”

소유진은 2013년 ‘요리하는 남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결혼해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행복한 신혼을 보냈지만 “다시는 연기를 못할까봐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결혼했으니까 애 엄마 역할만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됐어요. 연기자로서 제 위치, 사람들이 제게 원하는 것이 뭔지 고민도 많았고요. 결혼했다고 해서 집에서 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복귀작인 KBS2의 ‘아이가 다섯’(2016)이 아이를 낳고도 일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줬고, ‘치유기’를 통해서는 ‘죽을 때까지 연기해야겠다’는 확신을 얻었어요. 데뷔 19년 만에 얻은 자신감이죠.”

그런 그에게 다시 전성기가 찾아왔다. ‘치유기’가 끝나자마자 SBS ‘가로채널-다다익설’, 채널A ‘아빠본색’에 메인MC로 합류했다. tvN ‘쇼! 오디오자키’에도 출연한다. 예능 프로그램 세 편에 동시 출격하게 된 것. 그는 “‘다둥이 엄마에 워킹맘’이라는 걸 잘 봐준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치유기’에서 치우가 시댁과 친정, 진짜 가족 사이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가잖아요? 치우를 연기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나는 엄마일까, 아내일까, 며느리일까. 내 이름은 소유진인데 이 사람은 누구일까…. 그런데 드라마가 끝나고 예능에서 ‘소유진’이라는 사람을 불러주는 거예요. ‘난 지금 엄마로 돌아온 사람인데 나를 써줬네’ 했습니다.”

소유진은 “아직 첫 방송이 다 나오지 않아 불안하다”면서도 “사람들이 드라마 속 모습과는 다른 내게 실망하더라도 진짜 나를 보여주고 내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워킹맘 소유진은 취미활동에도 열심이다.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는 ‘#so_library’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그가 읽는 책이 꾸준히 올라온다. 그는 “내가 한 도서 판매 사이트의 VIP”라며 “이 세상에 책이 이렇게 많은데 안 읽으면 서운하지 않으냐”고 했다.

소유진은 이제 40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간 뭐가 달라졌을까.

“눈빛이요. 이전에는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에너지를 발산하려고 했어요. ‘나 이런 것도 할 줄 알아’라면서요. 지금은 다른 사람들의 눈빛을 받아서 표현해야 하는 위치인 것 같아요. 젊었을 때의 매력도 중요하지만, 여유로워진 지금도 좋습니다. 더 많은 것이 보이니까요. 배우로도 예능인으로도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마음입니다.”

글=유청희/사진=이승현 한경 텐아시아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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