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2, 방수·무선충전 기능…색상 선택 폭 넓어져
갤럭시버즈, 스마트폰 1위 인지도 활용해 영향력 확대
구글·아마존, 올 하반기 무선 이어폰 출시 계획
무선 이어폰 시장이 고속 성장하는 가운데 선두 애플 에어팟을 삼성전자 갤럭시버즈가 뒤?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도 올해 무선 이어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 규모는 오는 2021년까지 270억 달러(약 30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무선 이어폰은 약 4600만대가 판매됐으며 오는 2020년 3배 규모인 1억 2900만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무선 이어폰 시장 성장은 애플이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에어팟의 판매량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애플 전문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에어팟은 전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의 77~8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2016년 9월 에어팟을 공개했다. 당시 ‘콩나물’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혹평받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iOS와의 원활한 연결과 끊김없는 음성통화·음악재생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대세로 떠올랐다. 에어팟은 지난해 약 3500만대가 팔리며 무선 이어폰 시장을 장악했다.
애플은 오는 25일(현지시간) 에어팟2(가칭)를 출시하며 절대적 시장 지배력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에어팟2는 방수기능과 함께 무선충전 지원 기능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또 iOS의 AI 비서인 시리가 연동되고 전작보다 향상된 오디오 기능을 지원할 전망이다. 아울러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추가돼 주변의 각종 소음이 제거되고 몸짓만으로 음량 등 다양한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색상도 화이트, 그레이, 블랙, 레드, 옐로우 등으로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어팟2 가격은 에어팟 1세대 가격 159달러(약 18만원)보다 약 40달러 오른 200달러(약 23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의 무선 이어폰 제품이 올해 약 6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버즈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갤럭시버즈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이 폭증하며 일시 품절됐다. 이로 인해 일부 쇼핑몰에서는 정가(15만9500원)을 웃도는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갤럭시버즈는 음질, 무선 배터리, 방수, 색상 옵션 등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의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생태계 전략 등을 통해 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버즈는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이어버즈 안팎의 2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주변 상황에 따라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또렷한 목소리로 통화할 수 있다. 갤럭시S10과 무선 배터리 충전 기능을 공유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인공지능 빅스비를 사용해 스마트폰을 손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전화를 걸거나 음악재생을 제어하고, 갤럭시버즈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도 무선 이어폰 시장 진출 초읽기에 돌입했다. 양사는 에어팟을 겨냥해 올해 하반기 무선 이어폰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 음성인식 인공지능과 결합한 무선이어폰이 시장 규모를 키울 것이다"며 "무선이어폰은 스마트폰 역할을 일정 부분 대체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비롯한 사업 기회까지 넓힐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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