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사건'의 2막인 항소심이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오는 19일 오전 10시30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
준비기일 없이 바로 정식 재판이 시작하는 만큼, 김 지사는 이날 직접 법정에 나와야 한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30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후 48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이날 재판부는 김 지사 측이 청구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심문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김 지사는 어떤 식으로든 구속 후 처음으로 직접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법정 구속된 직후 변호인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1심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를 두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인 것이 재판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주변에서 우려했다"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재판의 정당성과 사법부의 독립성 등을 쟁점으로 하는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비화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법정에서 김 지사는 이런 논쟁적 발언보다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주로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지사 측은 현직 도지사로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는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의 혐의가 중대하고, 드루킹 일당을 회유할 우려 등이 있다며 보석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됐다.
또 드루킹과 지난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았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김 지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그의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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