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에이밍과 얼라이먼트
[ 조희찬 기자 ]
정면을 바라보고 200m를 똑바로 보낸다고 가정했을 때, 목표 지점에서 1도를 벗어난 곳을 바라보면 약 3m, 5도를 벗어난 곳을 보면 중앙에서 좌측 혹은 우측으로 20m 가까이 떨어진 곳에 공이 간다고 한다. 10도가 어긋나면 오차범위는 약 40m로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넓은’ 페어웨이가 35m 정도 된다고 했을 때 10도만 벗어나도 잘 맞은 공이 러프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10도라고 해도 티잉 에어리어 안에서 육안으로 보기엔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 막상 셋업에 들어가면 조준이 엇나가도 두 눈이 잡아내기 어렵다. 이처럼 조준을 뜻하는 ‘에임(aim)’과 몸과 타깃의 정렬을 뜻하는 ‘얼라인먼트(alignment)’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에임과 얼라인먼트에 관한 이론은 다양하다. 공 앞에 멀지 않은 거리에 티끌 같은 것을 찾아 점을 찍어 선을 그은 뒤 양발과 어깨를 맞춰 평행하게 서는 방법이 있다. 공이 떨어질 지점 근처의 먼 타깃을 정하고 공을 보낼 방향을 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론은 줄줄 외우면서도 실제로 지키지 않는 주말골퍼들이 태반이라는 점이다.
정현우 프로는 “목표물이나 지점을 정하면 그때부터 셋업에 들어가기 전까진 다른 것에 한눈을 팔아선 안된다”며 “0.1초만 집중력을 잃어도 10도를 벗어나는 실수를 범할 수 있고 결과는 180도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아마추어를 관찰한 결과 집중력이 결여되는 가장 큰 이유는 스윙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다고 정 프로는 조언했다. 처음엔 에임 후 얼라인먼트를 잘 하다가도 몇 번 슬라이스나 훅이 나오면 후반부턴 셋업 후 몸의 위치를 뒤틀어 전혀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라운드 초반에 슬라이스가 나오는 플레이어는 타깃보다 약간 왼쪽을 바라보고 반대로 훅이 나는 골퍼는 셋업 후 오른쪽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이 얼마나 ‘오조준’을 했는지 모르고 그대로 샷을 하는 경우예요. 나는 조금 몸을 틀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아닌 거죠. 조준을 OB 구역에 하는 분도 간혹 있습니다. 자기 구질이 확실히 만들어지기 전까진 다른 곳으로 날아가는 게 두려워도 똑바로 보고 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 몸과 양발이 아닌 클럽헤드가 리드하는 에임을 해야 한다는 게 정 프로가 전하는 팁이다. 정 프로는 목표물을 정하고 클럽 헤드가 타깃 방향을 향하게 놓은 뒤 두 발을 벌려 어드레스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셋업 후에 불필요한 ‘잔동작’을 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클럽 헤드를 땅 위에 놓아 목표에 조준한 뒤 셋업 자세가 완성되면 목표물을 수차례 쳐다보며 공이 어떻게 날아가는지 상상하고 바로 스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습 스윙을 셋업 후에 공 위 허공에 대고 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클럽 헤드를 들었다 놨다 너무 많이 반복하면 다시 내가 조준한 지점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몸을 틀 수 있기 때문에 셋업 후 샷까지 이어지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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