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외자원개발, 타이밍 놓치지 말아야

입력 2019-03-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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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은 4045만t으로 전년보다 17.3% 늘었다.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입액은 232억달러(약 25조9074억원)로 전년보다 48.6% 늘었다. LNG의 43%는 발전용이고 나머지는 난방·취사 등 도시가스용이다.

우리나라는 LNG뿐만 아니라 해마다 원유를 9억~10억배럴, 유연탄을 1억t 이상, LPG는 950만t 정도 사용한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돈만 충분하면 수입에는 문제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이들 천연자원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 매장량은 1조2000억배럴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1년에 약 300억배럴을 소비하니 40여 년 뒤면 고갈된다. 천연가스는 약 6000TCF(1TCF=약 2300만t)가 매장돼 있다. 1년에 98TCF가량 소비하는 것을 감안하면 60여 년 뒤에는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국가마다 자원 확보에 혈안인 것이다.

일본 미쓰비시상사는 2017년 매출 230조원 중 약 47%인 105조원을 원유·천연가스·광물 등 자원의 해외개발·생산·교역을 통해 올렸다. 미쓰비시는 미국 멕시코만 일대 9개 광구에서 원유·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고, 러시아 사할린 유전·천연가스전 개발에 약 2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하고 있다. 미쓰비시 이외의 종합상사들도 마찬가지다. 세계 구리 생산량의 38%를 차지하는 칠레 구리광산은 대부분 일본 종합상사가 차지하고 있다. 미쓰이와 마루베니는 칠레 1, 3, 4위 광산의 지분을 최대 40%까지 갖고 있다.

한국은 자원전쟁에서 손을 놓고 있다. 그러니 자원 보유국이 생산을 줄이거나 국제적 수요가 늘어 가격이 폭등하면 직격탄을 맞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3년 겨울 LNG 부족 사태다. 당시 몰아닥친 추위로 난방용 LNG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고분이 하루치까지 내려갔다. 일부 발전소가 연료를 LNG에서 석유로 바꾸면서 민간 원유 비축분까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정부를 대신해 해외자원개발을 선도하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지금처럼 방치하다시피 하면 안 된다. 자원가격이 어느 정도 내려간 지금이 적기다. 우리 기업들을 위해서라도 지속 가능한 자원정책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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