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 2021년 1분기까지 하락…세입자 중심"

입력 2019-03-19 11:09  

IBK투자증권 분석 보고서
부동산 시장, 유동성 줄고 공급물량 지속으로 '하락'
서울 내 좋은 전세 입지 '개포동' 추천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값 하락이 2021년 1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용희 IBK투자증권은 19일 '부동산 실전투자'라는 보고서에서 "서울 부동산 시장은 공급 증가와 투자비용 부담으로 최소 2년 동안은 세입자 중심이 될 것"이라며 "2020년 5월 또는 2021년 3월까지 아파트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은 2013~2018년, 6년간의 호황기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2013~2015년 부동산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수급 불균형 여파와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실수요 증가에 의해 상승했다. 그러나 2016~2018년에는 저금리 및 경상 수지 확대 등 과잉 유동성에 따라 투기 수요가 증가면서 급등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부동산의 하락패턴이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됐고, 이는 시장 내·외부에서 유동성이 축소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시장 금리 상승과 반도체 시장 둔화 등으로 수출 시장이 수축되면서 경상 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시장은 유동성이 줄면서 투기수요가 감소하고, 실수요 감소로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 금리의 인상 속도가 둔화되고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회복되면, 가격 조정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부동산 매매 시장은 위축되지만, 전세가는 안정되면서 세입자에 유리한 시장이 펼쳐질 것으로 봤다. 보고서를 통해 "매매가 상승으로 전세가율이 하락했고, 입주물량 증가로 이제는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전세는 향후 몇년간 저렴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작년까지 매매가와 전세가가 벌어지면서, 서울에서 초기에 최소로 투자해야할 비용이 급등했다는 것. 때문에 매매 시장은 매력을 잃고 있다는 판단이다. 2015년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최소 투자비용은 1억7000만원이었지만, 2018년에는 3억9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강남에서는 2015년 4억5000만원에서 작년에 9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는 얘기다.

박 연구원은 "초기 최소 투자비용이 최고 시절이었던 적은 2006년이었는데, 현재 이 보다도 높아진 수준이다"라며 "2006년 서울에서는 3억6000만원, 강남에서는 8억7000만원을 필요로 했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을 동반하는 국면을 지나고 있는데,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이 공급되고 △미분양이 줄고 공급이 감소하는 '재고 감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주 물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판단이다. 2013년부터 진행된 입주물량 증가는 2018년 들어서는 마무리되고 있지만, 2020년까지 과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추정이다. 전국적으로 2013년 19만7000가구였던 입주물량은 꾸준히 늘어나, 2017년에 38만7000가구, 2018년 45만3000가구에 달했다. 올해에는 38만5000가구로 다소 줄지만, 절대적인 숫자로는 높다는 얘기다.

박 연구원은 세입자가 당분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좋은 전세 입지로 '개포동'을 추천했다. 그는 "강남구 삼성동 중심으로 부동산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치동은 배후입지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입주 물량 증가로 4년간 신규 아파트의 전세가 낮은 편이고, 매매를 고려하는 전략으로도 개포동 전세에서 배수의 진을 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정책은 서울 보다는 지방에 우호적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의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떨어져야, 자산의 양극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봐서다. 수도권은 하락 진입했고, 지방은 하락을 빠져 나오는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방은 특히 정부정책 유무에 따라 빠르게 전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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