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대표 영장 기각…경찰 '당혹'

입력 2019-03-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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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조직 명운 걸고 의혹 규명하라는데…

법원 "증거자료·혐의 소명 부족"
법조계 "부실 수사"



[ 조아란 기자 ] ‘버닝썬 게이트’에 대한 경찰 수사가 첫 번째 구속영장부터 기각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9일 서울 강남경찰서 전직 경찰관 강모씨를 통해 경찰 2명에게 수백만원을 건네는 등 경찰과의 유착고리로 지목된 이문호 버닝썬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마약유통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범죄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법원의 기각 사유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경찰 수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점을 엄중히 지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거자료의 수집과 혐의 소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제기돼서다.

이날 150명이 넘는 인력을 편성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던 경찰은 당혹스러운 반응이다. 마약 및 경찰 유착 의혹의 핵심 인물에 대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이 버닝썬 사건에 투입한 인력은 총 53명이 투입됐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비교해 세 배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이날 3개 팀, 26명의 수사 인력을 보강하면서 총 16개 팀, 152명이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폭행, 마약류 투입, 성범죄 불법 촬영, 탈세 등 의혹을 밝히는 데 투입됐다.

2016년 가수 정준영 씨(30)가 애인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피소됐을 당시 성동경찰서 담당 경찰관이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수대 3계 3팀이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가수 최종훈 씨(29)가 같은 해 3월 음주운전 보도를 무마하기 위해 용산경찰서에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수대 2계 1팀이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됐던 ‘경찰총장’ 윤모 총경(49)이 최종훈 씨,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34) 등과 부부 동반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윤 총경을 출국 금지하고 윤 총경의 부인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작년 초 윤 총경, 그의 부인인 김모 경정 등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또 김 경정이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근무할 당시 현지에서 열린 K팝 콘서트의 관람권을 구해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체류 중인 김 경정에게 조기 귀국해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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