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 대학교수들 부적절한 발언으로 뭇매

입력 2019-03-20 14:52   수정 2019-03-20 15:03


일부 교수와 시간강사가 이른바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불법 동영상 유포 등의 성범죄 행위를 농담 소재로 삼는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불법 촬영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교육자들이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페이스북 페이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익명 제보에 따르면 이 대학 A교수는 전날 강의시간에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 정준영(30) 등을 언급하며 “공인이 일하는 게 힘들면 그런 게 분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15일에는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교양 수업을 하던 시간강사가 “억수로 야한 걸로 정준영 동영상을 구해가지고 한 번 켜놓으려는데 못 구하겠다”고 말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지난 18일 해당 시간강사를 해촉했다.


법을 가르치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캠퍼스에 부착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甲(갑) 교수님께 올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에 따르면 이 학교 로스쿨 교수는 최근 수업 중 “버닝썬 무삭제 영상을 잘리기 전에 빨리 보라고 친구가 보내주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평소에는 집에 버스를 타고 가는데 그 날은 집에 택시를 타고 갔다. 짤릴까봐 빨리 틀어봤더니 위에는 해가 돌고 있고 아래에선 무를 자르고 있더라”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학생 乙(을)’로 지칭한 대자보 작성자는 “약물을 이용한 강간 피해이자 디지털 성범죄 피해사례인 ‘버닝썬 유출 영상’을 농담 소재로 삼은 교수님의 유머는 피해자가 실재함에도 범죄를 가벼이 보고 성범죄 피해를 희화화하는 2차 가해였다”고 비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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