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연 4%대 수익률 거둬
‘CERCG 사태’ 후 中기업 불신 다소 완화
≪이 기사는 03월20일(14:0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국유기업 중 최초로 달러화 표시 김치본드(외국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하는 외화채권)를 발행했던 지린시철로투자개발유한공사가 만기에 맞춰 채권 상환을 완료했다. 지난해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의 회사채 부도사태로 증폭된 중국기업 불신이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린시철로투자개발은 이날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어치 김치본드를 상환했다. 채권 상환이 완료됨에 따라 오는 21일 이 김치본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투자자들에 원리금 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채권은 지난해 3월 1년 만기에 연 5.707% 금리로 발행됐다. 투자자들은 원화로 환산했을 때 연 4% 초반의 수익률을 거두며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지린시철로투자개발은 2006년 중국 지린시가 설립한 인프라 기업이다. 지린시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철도·수도·섬유·펄프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철도와 수도사업은 지린시에서 독점 권한을 가지고 있다. 2017년 매출 37억1300만위안, 영입이익 3억5900만위안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제 때 김치본드를 상환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에선 ‘그래도 중국 국유기업은 다르다’는 인식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CERCG의 역외 자회사인 CERCG캐피털의 1억5000만달러(약 1600억원) 규모 회사채가 부도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선 중국기업 투자우려가 대폭 확대됐다. 당시 이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ABCP에 투자한 국내 여러 자산운용사와 자산운용사는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투자자들은 현재 ABCP 발행 주관사와 이 상품의 신용도를 매긴 신용평가사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IB업계에선 중국기업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는 시기가 오면 지린시철로투자개발과 다른 중국 국유기업들이 다시 한국시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은행들에 대출을 줄일 것을 요구하면서 기업들에는 은행 의존도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국유기업에 해외 역외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 방식을 다변화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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