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민주당 제명 홍준연 "내가 '성평등 걸림돌'? 인격모독에 지지 않을 것"

입력 2019-03-21 14:50   수정 2019-03-21 16:12



홍준연 대구시 중구 더불어민주당 기초의원이 성매매 여성 관련 소신 발언을 했다가 여성단체로부터 '성 평등 걸림돌 상'을 받은 일에 대해 "내 인격을 시궁창에 처박으려는 이들에게 굴하지 말고 당당하게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피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홍 구의원은 지난해 성매매 여성들은 범법자이며 이들을 위해 시민들이 낸 세금은 단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발언 이후 민주당에서 제명당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여성 단체로부터 '성 평등 걸림돌 상'을 받았다.

당시 홍 구의원이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별다른 반응 없이 수상을 하는 모습이 보도되며 시선을 끌었다.

홍 구의원은 21일 한경닷컴에 "사무처 직원이 '홍 의원님 내일 여성단체가 성 평등 걸림돌 상을 드리러 온답니다. 자리를 피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해왔다"면서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자리를 피하나. 당연히 받아야지라는 생각이었다"라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여성 단체가 나에 대해 인격 모독을 하고 시궁창에 처박는다는 마음이 들어서 도저히 질 수 없다고 생각됐다. 자리를 피하기보단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받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떻게 국민들의 권익을 위해 일한다는 시민단체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상을 만들어 상대를 모욕할 수가 있나"라면서 "내가 정말 성 평등에 걸림돌이 됐는지는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리라 믿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홍 구의원이 눈빛이 좀 이상하다고 지적하거나 최근 이슈가 된 20대 여대생과의 문자 또한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홍 구의원은 "5~6년 전 공장에서 일하다가 갈고리에 찢겨 한 쪽 눈이 실명됐다. 현재 6급 시각장애인이며 의안을 한 상태라 문자를 보낼 때 오타가 많다"면서 "성평등 발언 이후 하루에 200통 가까운 응원 문자를 받고 있다. 잘 보이지 않아도 밤이면 문자들을 읽고 최대한 답을 보내려 노력한다. 문자 주작 논란 댓글을 봤는데 난 괜찮지만 해당 여대생이 상처를 받을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

20대 여대생이 홍 구의원에게 응원 문자를 보낸 일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공개된 문자 메시지에는 "저는 평범한 20대 여대생이다. 등록금이 한 학기에 450만 원이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아르바이트 앱에 들어가면 한 달에 500만 원 준다는 술집 알바가 한 페이지에 몇 개씩은 보여서 가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면서 "하지만 부모님에게, 또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저는 지난달에도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아르바이트를 나갔다. 최저시급 받는 고깃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어 "여성 단체는 저 같은 여성들을 대변해 주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은 성매매 여성에게 지원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법적 처벌을 내리는 것이다"라면서 "내일도 떳떳한 일을 할 용기를 주는 것은 바로 의원님 같은 분이다. 여성으로서 감사를 드리고 싶어 문자를 보낸다"라고 했다.

이에 홍 구의원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결코 타인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답했다.

홍 구의원은 이어 "보잘것없는 저에게 응원 문자 주시는 모두의 마음이 공정, 평등, 보편타당한 상식이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을 원하고 있다"면서 "아직 정치 초년생이고 기초의원 신분이지만 늘 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어려운 생활하면서도 국가를 위해 혈세를 납부하는 국민들이 부당함을 느끼지 않는 법과 원칙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홍 구의원은 지난해 12월 구정 질문에서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땀 흘리지 않고 쉽게 돈을 번 분들이 2천만 원 받고 자활 교육받은 후 다시 성매매 안 한다는 확신도 없다"등의 발언을 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홍 구의원은 "성매매로 피해를 본 여성을 위하는 정책이라면 100% 지지하겠지만 명품 백을 메고 좋은 옷을 걸치고 다니는 자발적 성매매 여성들까지 세금으로 지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여성단체들은 "사과하라"는 취지의 단체행동을 시작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1월 9일 공식 사과하고 홍준연 구의원을 윤리 심판원에 회부했다.

결국 민주당 대구시당은 14일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고, 홍 구의원 제명안을 의결했고, 홍 구의원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무분별한 예산집행과 사후 대책 질의가 제명 사유가 되느냐"고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재심 결과는 오는 27일께 나올 예정이다.

홍 구의원은 "기초위원 밖에 안되는 내가 무슨 힘이 있겠나. 중앙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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