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개근한 함양제일고…"인터넷엔 없는 취업 실전경험 쌓고 가요"

입력 2019-03-21 17:57  

2019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전국 고교생·교사·학부모 등 이틀간 3만여명 몰려



[ 구은서/정의진/이인혁 기자 ]
국내 최대 고졸 취업박람회인 ‘2019 대한민국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가 2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에는 전국 직업계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3만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삼성전자 SK 포스코 우리은행 등 100여 개 기업이 현장에서 채용 전형을 진행하거나 취업정보를 제공했다. 상대적으로 채용정보 및 취업상담 기회를 얻기 힘든 지방 직업계고의 호응이 뜨거웠다.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부스에 앉아 있으면 각지 학생들이 찾아오니 ‘사투리 말모이’를 하는 기분이었다”며 “상담 모습을 서로 동영상으로 찍어주며 기록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취업에 대한 강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고졸 취업 패스트트랙 되길”

3년째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에 ‘개근’ 중인 경남 함양제일고는 이날 새벽 6시부터 관광버스 3대를 빌려 행사장을 찾았다. 1·2·3학년 학생 106명은 물론 교감, 취업부장 등 교사 8명도 행사장을 바쁘게 누볐다. 취업업무를 담당하는 정수미 교사는 “함양에서는 취업정보를 얻을 길이 인터넷밖에 없다”며 “행사장에 다녀온 다음날에는 교실에 앉은 아이들 눈이 유난히 ‘반짝반짝’해질 정도로 동기부여 측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기업 부스를 돌며 인사담당자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명함을 ‘수집’하는 교사들도 눈에 띄었다.

인천중앙여자상업고도 3년 전부터 매년 3학년 학생들을 고졸인재 일자리 콘서트에 참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 학교 유승학 교사는 “기업 관계자뿐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도 보면서 현장 분위기를 익히도록 하려는 취지”라며 “내년에는 현장채용 기업이 더 늘어나 학생들에게 일자리 콘서트가 ‘패스트트랙’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선 우리은행 LG유플러스 삼성중공업 등 42개 기업과 공공기관이 1000여 명의 고졸 인재를 뽑기 위해 현장면접을 했다. 서울광신정보산업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도 이날 우리은행 현장면접을 치렀다. 그는 “어려서부터 은행원을 목표로 해 특성화고 진학을 택했다”며 “취업난이 ‘전쟁’ 수준이라고들 하지만 일자리 콘서트에선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실전’ 경험을 방패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SW인재 채용관 첫 운영

올해는 처음으로 소프트웨어(SW)인재 채용관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정보통신기술(ICT) 및 SW 관련 기업 8곳이 부스를 설치하고 채용정보를 제공하거나 현장면접을 했다. 현장면접을 진행한 SW 개발·공급업체 메가존의 장지황 대표는 “종이에 적힌 ‘스펙’만 보고 뽑아봤자 실제 업무수행력을 담보할 수 없다”며 “우수한 고졸 인재를 뽑아 맞춤형 실무교육을 하면 회사도, 지원자도 4~5년의 시간을 버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만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건 강한 의지가 필요한 일”이라며 “기업과 스스로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중도 포기하기 쉽다”고 조언했다.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꾸려졌다. 전날 ‘특별한 동행-행진콘서트’에선 직업계고 출신 선배들이 취업성공 멘토로 나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교육부에서 특성화고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김경미 중등직업교육정책과 주무관(22)도 깜짝 등장해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블라인드 채용 특강, 유튜브 크리에이터 창업 성공기 등 여러 진로 강연도 열렸다.

구은서/정의진/이인혁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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