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으로 달러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에 따르면 외화자산을 보유 중인 한국 부자의 비중은 21.5%에 달한다. 보유 외화자산으로는 해외주식 등 직접투자, 외화예적금 등 금융상품, 외화현금, 해외 부동산 순이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달러자산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경제가 불안해질수록 안전자산으로 통용되는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가장 쉽고 기본적인 방법은 달러예금이다. 달러예금은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과 정기예금으로 구분된다.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장점과 함께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달러 정기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에 비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만기 기간에 따라서 원화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어 잘 따져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문기사를 읽다 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소폭 상승~’이라는 문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여기서 미국 국채란 말 그대로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고, 10년물이라는 것은 만기가 10년이라는 뜻이다. 이런 미 국채도 직접 달러로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미국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도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이때는 만기, 신용등급 같은 기본 투자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개별 회사채 신용등급이 내려갈수록 부도 위험은 높아지는 반면 채권수익률은 당연히 올라간다.
최근 몇 년간 국내 투자자에게 주가연계증권(ELS)은 상당히 인기 있는 투자 대상이었다. 대부분이 원화로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동일한 구조에서 달러로 투자할 경우 예상수익률이 2~3%포인트 정도 더 높은 경우도 있어 달러자산 보유 투자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미 달러로 투자하는 역외펀드는 펀드 가입과 해지가 미 달러로 거래되므로 환율 변동의 위험은 투자 원본과 발생 수익을 원화로 환전하기 전까지 유보된다. 펀드 가입을 위해 환전한 환율에 비해 환매 시점의 환율이 높으면 환전해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환매 시 환율이 낮을 경우에는 환전하지 않고 달러를 보유하면서 운용한 뒤, 환율 추이를 보고 환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해외직구를 많이 하듯이 해외주식도 직접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우 원화를 미 달러로 환전해서 투자할 수고 있지만, 환율에 따라 발생하는 환리스크 없이 보유 중인 미 달러로 직접 증권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방법도 있다.
며칠 전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 달러 변동성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환율 변동은 때로는 주식 변동보다 높은 경우가 있으므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주기적 환전을 통해 보유 달러자산의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방법을 추천한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전 시 적용되는 환율과 함께 투자자산의 예상수익률까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환차익을 내고도 투자자산에서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성진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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