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호 스포츠산업조합 이사장
최저임금 인상, 경쟁 심화 겹쳐
애완동물 용구 등으로 눈 돌려야
[ 김진수 기자 ] “지난달 협동조합 이사장 선거 때 조합원 공장들을 둘러봤습니다. 체육용품 공장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새로운 판을 짜지 않으면 모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지난달 대한스포츠산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선출된 주형호 세미조경 대표(56·사진)의 말이다. 1970년 설립된 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은 지난해 10월 스포츠산업협동조합으로 명패를 바꿔 달았다. 용품을 넘어 스포츠산업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서다. 하지만 조합원사들은 생존하기 위해 인원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주 이사장은 조합원사가 생존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새로운 산업분야와 접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 이사장은 1990년 경기 고양시에 제이유플레이랜드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암벽 등 놀이시설을 만들어 학교에 공급했고 파고라 정자 벤치 등 공원 관련 시설도 생산했다. 1996년 경기 파주시 월롱면에 공장을 차리고 사명도 세미조경으로 바꿨다. 주 이사장은 수심 30m까지 내려가고 인명 구조도 할 수 있는 스킨스쿠버 다이브마스터 자격증을 보유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주 이사장은 앞으로 스포츠 관련 시설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애완동물과 관련한 스포츠 시설을 향후 신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관련 영세 중소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 경쟁 심화 등으로 갈수록 경영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공공 조달시장만 바라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체육 시설이 대부분 스테인리스와 철 구조물로 이뤄져 반영구적이기 때문에 공공발주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주 이사장은 영세한 조합원사들이 살길로 ‘새로운 기술 접목’과 ‘해외시장 개척’을 꼽았다. 협동조합이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조합원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시장으로 애완동물과 고령자를 위한 용품분야를 꼽았다. 그는 “애완동물 1000만 시대가 열리며 애완견 등의 건강 관리를 위한 각종 운동기구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초고령사회인 일본처럼 한국도 고령층을 위한 건강용품 관련 산업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은 최근 미국 조달청에 다수공급자계약(GSA MAS)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합원사가 주한미군 스포츠용구 및 체력단련용품을 납품하는 것은 물론 미군 주둔 해외 지역 업체와 연계를 통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주 이사장은 “해외 전시회 탐방 사업도 현지 공장을 둘러보는 등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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