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실감형 중계 서비스 강화
[ 이승우 기자 ] 지난 23일 2019 프로야구의 막이 올랐다. 올해도 10개 구단이 우승 트로피를 향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올해는 구단들 못지않게 통신 3사도 치열한 물밑 경쟁에 나선다. 다음달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상용화에 맞춰 일제히 실감형 중계 서비스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경기 중계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시점 바꿔보기, 하이라이트 돌려보기, 5G를 활용한 초고화질 영상, 가상현실(VR) 경기 감상 등 통신사마다 새로운 서비스를 들고나왔다. 한 경기를 볼 때마다 3~4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가 소모되기 때문에 이용자를 고가 요금제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통신사들이 야구 중계 서비스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SKT “야구장 전경 어디든 줌인”
SK텔레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옥수수’에서 볼 수 있는 ‘5GX 프로야구’를 들고나왔다.
SK텔레콤이 내세운 차별화 포인트는 경기장 전체를 초고화질로 보는 ‘5GX 와이드 뷰’다. SK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우선 적용된 이 서비스는 4K 카메라 3대를 합해 촬영한 12K 영상을 송출해 6K급 영상을 볼 수 있다. 내외야 필드 영역뿐 아니라 파울라인 밖 1·3루 응원석까지 180도 시야에 들어오는 전경을 좌우 파노라마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초고화질 영상이기 때문에 원하는 부분의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확대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가령 타석에 타자가 있을 때 방송 중계에 잡히지 않는 외야수 움직임을 따로 당겨보거나 타자가 공을 치는 순간 관중 반응을 확대해서 볼 수 있다. 홈과 1·3루 방향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멀티 앵글’ 기능도 갖춰 경기장 구석구석을 놓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기능은 옥수수 내 중계 시청 중 화면 우측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
모바일 전송 기술인 T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로 옥수수에서 한발 빠른 중계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점도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OTT 서비스보다 몇 초 이상 빠른 야구 중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5G 스마트폰 상용화에 맞춰 5GX 와이드 뷰 영상 화질을 6K급에서 12K급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원하는 장면을 바로 다시 볼 수 있는 리플레이 기능도 도입한다.
VR을 활용한 야구 중계도 선보인다. 시청자들은 VR 야구 생중계를 통해 홈, 1루, 3루 등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특수 카메라가 전송하는 실시간 경기 영상을 180도로 체험할 수 있다. 옥수수의 소셜 VR을 활용해 다른 이용자들과 가상의 장소에 모여 야구 생중계를 함께 보는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한 경기에 데이터 3~4GB 소모”
KT는 오는 29일 KT 위즈 개막전부터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시작한다. 자사 OTT 올레tv모바일 앱 안에 ‘프로야구 라이브’ 전용관을 만든다.
중계 중인 영상의 시점을 돌려보며 원하는 장면을 자세히 볼 수 있는 ‘프리뷰’와 경기장 및 관중석의 다양한 시점 영상을 제공하는 ‘옴니뷰’, 공의 궤적 등을 표시해 주는 필드 트래킹 시스템(FTS)·피치 트래킹 시스템(PTS) 등이 특징이다. 그 밖에도 타자와 투수의 경기 기록을 제공하고 득점 상황별, 투구별 그래픽도 제공할 예정이다.
2017년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프로야구 중계 특화 앱 ‘U+프로야구’를 제공한 LG유플러스도 올해 서비스를 한층 발전시켰다. 5G 상용화와 함께 경기장 줌인 기능을 강화한다. 실시간으로 확대해서 봐도 끊김없이 고화질 영상 시청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홈 타석을 집중해서 볼 수 있는 ‘홈 밀착영상’ 기능도 추가됐다. 경기 중계 영상과 별도로 경기장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포지션별 영상’도 한꺼번에 네 개까지 볼 수 있게 됐다.
통신 3사는 올해 프로야구 중계권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과 함께 통신·포털 컨소시엄을 맺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통신사들이 야구 중계 서비스 경쟁에 나선 이유는 야구 인기가 1차 이유다. 야구팬이 전 국민에 걸쳐 있는 만큼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들을 소비자로 붙잡을 수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2017년 3월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처음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108만 명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한 경기에 사용되는 데이터가 3~4GB를 소모하기 때문에 고가 요금제로 유도하기도 쉽다.
업계 관계자는 “야구 중계는 아직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외국 사업자들이 발을 들이지 못한 영역”이라며 “스포츠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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