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택·23억 차익에도…최정호 "투기 아니다"

입력 2019-03-25 17:49  

국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꼼수증여' 거센 비판에
崔 후보자 "장관 후보자로서
떳떳해지기 위해 증여 선택"



[ 배정철/서기열 기자 ] 다주택 소유와 편법 증여, 갭 투자 등 부동산 투기 ‘3종 세트’ 논란이 불거진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한목소리로 최 후보자를 질타했다.

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송구하지만 투기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향후 부동산 정책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여야 모두 뒤늦은 ‘꼼수 증여’ 비판

최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분당 아파트를 딸과 사위에게 ‘꼼수’ 증여했다는 지적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장관 후보자로서 떳떳해지기 위해 ‘증여’를 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비롯해 성남 분당과 서울 잠실 아파트 등 3주택 가운데 분당 아파트를 청와대 인사 검증 전 딸과 사위에게 꼼수 증여했다는 것이 쟁점이 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2주택 1분양권 보유자로 25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올리는 등 ‘투기의 달인’이라고 맹비난했다.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고 취약계층의 주거권을 보장해야 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3주택을 소유하고 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누린 데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현재 한국당 의원은 “분당 상록아파트 시세는 구입 당시 1억5000만원에서 현재 10억원이 됐고 잠실 엘스 아파트는 3억1000만원에서 13억원, 세종 펜트하우스는 분양가가 6억8000만원인데 인근 지역 시세는 12억원”이라며 “시세 차익을 합치니 23억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주택자가 죄는 아니다. 증여도 할 수 있고, 매각할 수도 있다”며 최 후보자를 옹호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꼼수 증여에 대해서는 비판이 나왔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평소 소신대로면 논란이 일기 전에 처리하는 게 맞지 청문회 과정에서 딸에게 증여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딸과 사위에게 분할 증여한 결과 딸 5000만원, 사위 1000만원 등 총 6000만원을 공제받아 꼼수 증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 후보자는 ‘세금을 줄이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질문에 “사위와 딸에게 나눠 증여한 것은 사위도 자식이라고 생각했다”고 비켜갔다.

최 후보자 “집값 안정 지속돼야”

최 후보자는 이날 “최근 집값 하락 수준은 주택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상당 부분 못 미친다”며 “집값 안정세는 좀 더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주택시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집값 하락이 충분하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아홉 번 대책을 마련해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부족한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등 다각도 정책을 실시해 지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안정 추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확고한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 후보자는 “현재 6.7%에 불과한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8%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또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집 걱정이 없어지는 세상은 누구나 바라는 소중한 가치”라며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에는 즉답을 피했다. 최 후보자는 “부·울·경 검증단의 검증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관으로 취임하면 검증 결과에 대해 지역과 소통하며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코레일과 SR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리지 않고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과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교통난과 관련해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광역버스 등 핵심 교통수단을 빠르게 확충해 출퇴근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배정철/서기열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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