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뮬러 특검의 나비효과 : 미중 무역협상 지연?

입력 2019-03-26 07:14   수정 2019-03-2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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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고 완전한 무죄다. 당신의 대통령이 이런 일을 겪어야 했던 건 수치스러운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났습니다.

2년간 자신을 괴롭혀온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조사가 '공모 혐의 없음'으로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일부에서 추가 조사를 주장하고 있지만, 동력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완승'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보수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은 "뮬러 특검을 주장하고 지원해온 사람들을 조사해야한다"고 역공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운동에 큰 탄력을 얻었습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추진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뮬러 특검은 뉴욕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트럼프 승리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야했습니다.

스티븐 웨스 숏힐캐피털 파트너스 설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뮬러 특검 조사 결과는 시장에 약간의 상승 동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어트랩리포트를 만드는 래리 맥도널드는 "이는 트럼프가 인프라, 주택시장 개혁 등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우 지수는 0.06% 상승하는데 그쳤고 S&P 500 지수는 0.08%, 나스닥은 0.07% 내렸습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추가로 급락하면서 3개월물, 1년물 등과의 금리 역전이 심화된 탓도 있습니다.

이는 월스트리트 일부에서 이번 뮬러 특검 조사 결과가 중국과의 무역협상, 북한과의 딜 등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탓으로 보입니다.

논리는 이렇습니다. “그동안 뮬러 특검 등에 쫓겨온 트럼프는 경제에 집중해왔다. 탄핵 위기에 몰릴 경우 내세울 건 경제적 치적 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 뮬러 특검의 악령에서 벗어났다. 자신감이 충만하다. 이는 중국과의 협상에서 좀 더 나아진 협상력을 갖게됐음을 뜻한다. 빠른 타결보다 보다 긴 호흡으로 중국을 더 압박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도 밀리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프랑스를 방문해 400억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선물 보따리를 내놨습니다. 핵심은 유럽 에어버스로부터 290대의 A320s, 10대의 A350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한 겁니다. 지난해 1월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 때 184대의 A320s 항공기를 사기로 한 것과 비교해 규모가 대폭 커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 보잉으로부터 구매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액을 기존 1조2000억달러에서 2~3배 늘리라고 압박해왔습니다.

이번 시 주석의 프랑스 경협 제안은 사실상 이에 대한 거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미중 협상은 점점 더 꼬여가는 듯 합니다.

뉴욕 증시 투자자들이 뮬러 특검 결과에 환화하지 않고 있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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