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썰쩐]호텔신라, 프로포폴 악재에도 높아지는 실적 기대감

입력 2019-03-28 11:15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에도 이달 들어 호텔신라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타격이 우려됐지만, 중국 내 명품 수요가 늘면서 오히려 특수를 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주가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종가 기준으로 14.75%나 급등했다.

중국 웨이상(온라인 판매상)들이 명품 구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지난 1월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면세점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따이궁(보따리상인)과 웨이상은 영업허가를 취득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세금 납부에 대한 부담은 기존 상인들의 대리구매를 줄일 것으로 점쳐졌다. 지난해 하반기 호텔신라의 주가가 40% 정도 하락한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법안이 시행되자 기존 예상과는 달리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자상거래법 영향으로 매출 50%를 차지하는 중국인 재판매 수요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1~2월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며 "중국의 단체관광 규제 조치가 유지됐음에도 중국 관광객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명품 소비시장이 확대되면서 전자상거래법 시행에도 면세품 대리구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명품 시장에서 중국 소비자 비중은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한 33%를 기록했다. 2018년 중국 내 명품 소비 총액은 1700억위안(약 26조9000억원)이었다. 2025년이 되면 세계 명품 소비 중 절반이 중국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인앤컴퍼니는 "중국의 명품 소비 평균 연령층은 다른 국가들보다 젊으며, 중국의 중산층은 계속 증가해 2027년이면 전체의 65%가 될 것"이라며 "중국 도시인구의 1인당 소득이 증가하면서 명품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서의 면세품 수요 증가에 호텔신라의 1분기 실적도 호조가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호텔신라가 1분기에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640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의 영업이익 예상치 467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삼성증권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에서 각각 12만원과 12만2000원으로 올렸다. 신한금융투자도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높였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웨이상들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위해 명품을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상위 면세사업자에 거래를 집중하고 있다"며 "LVMH 로레알 등 글로벌 명품 기업도 면세점을 통한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3~5선 도시의 소비수준 향상을 위한 온라인 지원 정책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도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한국 면세점의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20~40% 낮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성주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까지 돌아오게 된다면 큰 폭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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