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환 마켓인사이트부 기자)클럽 버닝썬 최대주주이며 서울 강남 5성급 르메르디앙 호텔(사진)을 운영하는 전원산업이 눈덩이 적자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자금운영 여건이 팍팍해졌지만 시중은행의 보증을 담보로 최근 170억원을 조달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원산업은 지난 2월 한 시중은행의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170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이 은행이 보증을 선 덕분에 이 회사의 기업어음은 최고 신용등급인 ‘A1’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전원산업은 최근 3년째 순손실을 내는 데다가 재무구조도 나빠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지원이 없었다면 기업어음 발행이 여의치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전원산업은 1968 년 출범했으며 1995~2016 년까지 강남구에서 호텔 ‘리츠칼튼서울’을 운영하다 리모델링을 진행해 2017년 9월 르메르디앙 호텔로 재개장했다. 이전배 전원산업 회장이 지분 69.9%로 최대주주다. 전원산업은 지난해 들어 9월 말까지 매출 392억원, 순손실 158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지난해 9월 말 누적 순손실 규모만 726억원에 이른다. 실적이 나빠지자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3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808억원에 달했다. 보유 현금을 웃도는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시중은행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원산업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마약 유통, 성폭행을 비롯한 각종 범죄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버닝썬의 최대주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17년에 버닝썬 지분 42%를 매입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7년에 버닝썬에 10억원가량을 빌려줬으며, 르메르디앙 호텔 지하 1층 공간을 헐값에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메르디앙 호텔이 버닝썬과 월 임대료 1600여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2018년 2월부터 5년 동안 임대차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면적의 인근 지하 1층 사무실 임대료가 월 292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버닝썬이 지나치게 저렴하게 임대했다는 지적이다.(끝) /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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