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석 기자 ] 미국의 지난 1월 무역적자가 크게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상품·서비스수지 적자가 511억달러로, 전달보다 88억달러(14.6%) 감소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시장 예상(570억달러)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무역적자가 줄어든 것은 수입이 상당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올 1월 수출은 2073억달러로 전월보다 1% 증가했지만, 수입은 2585억달러로 약 3% 줄었다.
미국 기업들이 당초 올 1월 1일로 예고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10%→25%)을 앞두고 작년 말에 중국산 제품을 사재기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양국이 작년 11월 말 협상을 시작하면서 실제 관세 인상은 연기됐지만, 기업들이 미리 주문한 상품은 지난해 11~12월 집중적으로 수입됐다. 그 반작용으로 올 1월 수입이 줄어든 셈이다.
올 1월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상품 규모는 416억달러로 전월보다 9.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對)중국 상품수지 적자도 55억달러(14.3%) 급감한 332억달러에 그쳤다.
또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렸다. 미국은 올 1월 대두(콩) 수출이 9억달러, 승용차 수출이 7억달러 증가했다. CNBC는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트럼프 행정부 노력이 약 1년 만에 효과를 거둔 셈”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둔화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외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도 조금씩 줄었다. 마이클 피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올 1월 무역적자가 줄어든 것은 주로 수입 감소에 따른 것”이라며 “실물경제 측면에선 그리 긍정적 신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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