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직을 걸다

입력 2019-03-28 16:31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땐 사퇴"


[ 설지연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통과시켜주면 사퇴하겠다(Back me then sack me)”고 배수진을 쳤다. 영국 하원은 27일(현지시간) 정부의 합의안을 대체할 방안을 찾기 위해 여덟 가지 대안을 놓고 표결했지만 해결책을 찾는 데 실패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보수당 모임인 1922위원회에 참석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다른 접근과 새 리더십을 원하는 당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며 “나라와 당을 위해 당초 생각한 것보다 더 빨리 자리를 뜰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대신 메이 총리는 29일 기존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3차 승인투표를 열어 의회가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영국 의회는 두 차례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메이 총리가 자신의 직을 걸고 나섰지만 합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 집권 보수당과 연정을 이루고 있는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합의안에 포함된 ‘백스톱(안전장치)’ 내용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다만 보수당 내부에선 메이 총리의 사임 의사 발표 이후 강경 보수파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비롯해 40명가량이 합의안 찬성 쪽으로 돌아서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하원이 29일 투표에서 합의안을 가결하면 브렉시트는 5월 22일로 미뤄진다. 이번에도 부결되면 4월 12일에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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