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兆 보증해 기술기업 지원
[ 심성미 기자 ] 실적이 좋지 않아도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한 중소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기술보증기금이 설립 30년을 맞았다. 30년간 보증한 액수가 345조원이 넘는다. 기술금융이라는 영역을 개척해 국내 기술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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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과 잠재력을 갖춘 기업을 직접 발굴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기술기업 중 기보의 지원을 받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 1351개 중 82.3%(1112개)가 기보의 보증 지원을 받았다.
경제위기 때는 중소·벤처기업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 해 동안 기보는 무역금융보증, 벤처특별보증 등 특별 보증을 연이어 시행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던 기술기업을 지원했다. 1998년 한 해 기보의 지원 규모는 전년보다 두 배 많은 10조6818억원에 달했다. 2009년에도 전년보다 40% 많은 17조57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지급했다.
‘김기사’나 ‘배달의민족’ 같은 서비스가 성장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김기사를 개발한 록앤롤은 제품을 출시한 이후에도 적자를 냈다. 기보는 2011년 설립한 지 1년, 매출은 5억원을 밑돈 록앤롤에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자금 1억원을, 2012년엔 사업 운영에 필요한 운전자금 3억원을 지원했다. 록앤롤은 2015년 지분 100%를 다음카카오에 626억원에 매각해 스타트업 성공신화를 썼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인 배달의민족 운영 업체 우아한형제들도 매출이 미미하던 2011년 두 번에 걸쳐 4억원의 보증을 받았다. 기보는 “1000억원 규모 벤처기업 572개 중 527개가 기보의 기술보증·평가지원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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