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 뇌수술로봇 시장 진출…생산기지 여주에

입력 2019-03-28 17:24   수정 2019-03-29 15:44

3차원 전자부품 검사장비 11년 연속 '세계 1위'

1만2000㎡ 규모 내년 완공
의료기기서 '새 먹거리' 찾아



[ 김낙훈 기자 ]
3차원 전자부품 검사장비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뇌수술 보조로봇’ 등을 생산하기 위해 경기 여주로 공장을 옮긴다.

고영은 여주 시내 3만㎡ 부지에 총 170억원을 투입해 1만2000㎡ 규모의 생산시설을 마련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기존 경기 광명 공장에서 생산하던 주력 제품인 3차원 납도포 검사장비(SPI: 인쇄회로기판 조립 공정에서 납 분포 상태를 검사하는 장비), 3차원 부품실장 검사장비(AOI: 인쇄회로기판 표면에 부품이 제대로 장착됐는지 검사하는 장비)를 비롯해 신제품인 기계가공 검사장비(MOI)와 뇌수술 보조로봇 등을 생산한다. 내년 말 준공이 목표다.

이 회사의 송중용 재경실장은 “기존 광명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는 입지와 교통은 좋은데 시설 확장이 어려워 여주에 새로운 공장을 마련키로 했다”며 “특히 의료기기인 뇌수술 보조로봇은 국내 판매는 물론 수출까지 겨냥한 제품이어서 적합한 생산시설을 갖춘 신공장을 짓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의 주력 수출 시장이 될 미국은 공정마다 까다로운 의료기기 생산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전문인력을 충원해 생산라인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뇌수술 보조로봇은 검사장비의 기본이 되는 로봇기술과 3차원 센서기술을 기반으로, 뇌의 어느 곳을 뚫어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내는 제품이다. 고영은 이 로봇에 대해 이미 국내 허가를 얻었고 올해 내 국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에선 내년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을 한 뒤 2021년부터 판매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기존 제품의 생산시설이 부족한 것도 공장을 이전하는 요인이다. 이 회사는 주력 제품인 3차원 납도포 검사장비와 부품실장 검사장비 등 3차원 전자부품 검사장비 분야에서 11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장비는 보쉬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2000여 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공장으로 꼽히는 독일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에서도 이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신제품인 기계가공 검사장비도 여주 공장에서 생산한다. 스마트폰 표면에 흠집, 높이, 평탄도 등의 문제가 없는지 검사하는 장비다. 초기에는 휴대폰 금속 케이스 검사장비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자동차 전장품 검사 분야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여주 공장이 완공되면 고영의 주요 거점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본사)와 경기 용인의 연구소, 여주의 생산시설, 해외 인공지능연구소라는 4개 축으로 구성된다. 인공지능연구소는 미국 2곳과 KAIST 등 3곳에 있다. 앞으로 해외 3~4곳에 추가로 열 계획이다. 검토 지역은 캐나다와 미국, 동유럽 등이다.

고광일 고영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AI)”이라며 “3차원 검사장비도 AI 기능이 결합돼 스마트공장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을 기존 제품에 접목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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