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前보다 건강지표 개선 안돼
아침 거르는 사람 꾸준히 늘어
[ 이지현 기자 ] 한국 사람들은 10여 년 전보다 담배를 덜 피우지만 술은 많이 마시고 덜 걷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28일 발표한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암,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에 영향을 주는 한국인 건강지표는 2008년 조사와 비교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이상 걷기 운동을 실천한 비율은 지난해 42.9%로 10년 전인 2008년 50.6%보다 낮아졌다. 한자리에서 소주를 7잔 이상(여성은 5잔)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도 2008년 18.5%에서 지난해 19.2%로 높아졌다. 담뱃값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흡연율은 49.2%에서 40.6%로 낮아졌다.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늘었다. 2008년엔 72.9%가 ‘주 5일 이상 아침을 먹었다’고 답했지만 지난해에는 63.8%로 줄었다. 술을 많이 마시고 걷지 않는 생활습관은 비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008년 21.6%에서 지난해 31.8%로 크게 늘었다. 올해 처음 조사 항목에 포함한 인지장애 경험률은 21.3%, 수면 질 저하율은 37.9%였다.
각종 건강지표는 시·군·구에 따라 두 배 넘게 차이가 났다. 흡연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13.2%였으나 가장 높은 부산 중구는 30.2%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비만율은 인천 옹진군이 45.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곳은 부산 금정구(20%)였다. 우울감 경험률은 전북 전주시(12%)가 가장 높고 경북 울릉군(0.3%)이 가장 낮았다. 대전 유성구(75.9%)는 점심 후 칫솔질을 했다고 답한 사람이 75.9%로 가장 많았다. 반면 제주 서귀포시(서부 지역)는 41.2%로 가장 낮았다.
평균 수면시간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났다. 전북 순창, 전남 완도 지역 주민은 하루 평균 7시간12분을 잤지만 서울 도봉구 주민은 6시간24분밖에 자지 않았다. 도시화된 지역이 많은 특별시와 광역시에 사는 사람은 담배를 덜 피우고 걷기 운동을 많이 했다. 안전벨트도 많이 착용했다. 반면 아침을 덜 먹고 우울감을 경험하는 사람이 많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역사회가 보다 건강해지고 지역 간 건강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건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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